[슬로우컬쳐] 마돈나를 섹시스타로 우뚝 세운 카메라.. '허브릿츠 사진전'
[슬로우컬쳐] 마돈나를 섹시스타로 우뚝 세운 카메라.. '허브릿츠 사진전'
  • 김동민 기자
  • 승인 2016.03.04 09: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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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페이퍼=김동민 기자] 1980년대는 할리우드 역사상 가장 화려했던 시절이다. 마이클 잭슨과 마돈나를 필두로 한 팝의 전성기였으며 백인의 전유물이었던 런웨이에 흑인 모델 나오미 캠벨이 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여기에 음악계에서는 데이빗 보위의 글램록을 시작으로 시각적 요소가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다.

허브릿츠는 당시 할리우드의 중심에서 카메라 하나로 수많은 셀러브리티들의 모습을 담아낸 사진작가다. 허브릿츠의 스튜디오는 할리우드 슈퍼모델들의 사교장이었고 그의 생일파티에는 최고의 스타들이 모여 오스카 시상식을 방불케 할 정도였다.

▲ '허브릿츠 사진전' 전시장 입구 (사진=디투씨)

지난 2월 5일부터 세종문화회관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전시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는 그의 작품들을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전시다. 우리나라에서는 그간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허브릿츠의 사진 100여점을 만날 수 있다. 여기에 각각의 작품에 얽힌 뒷이야기, 작가와 셀러브리티 간의 에피소드 등이 더해져 80년대로 시간여행을 돕는다.

이번 전시는 '헐리우드 황금기', '패션', '누드' 세 섹션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첫번째 섹션 헐리우드 황금기에서는 허브릿츠가 촬영한 각계각층 유명인사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선보인다. 두번째 패션 섹션에서는 '보그', '타임', '롤링 스톤즈' 등 패션잡지 커버를 장식했던 사진, 세번째 누드 섹션에서는 허브릿츠만의 작품 세계를 엿볼 수 있는 누드 사진들이 전시된다.

▲ (사진=디투씨)

할리우드 황금기 섹션에서 돋보이는 작품은 마돈나를 시대의 아이콘으로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앨범 '트루 블루'(True Blue) 자켓 사진이다. 고개를 든 채 눈을 감고 있는 마돈나의 옆얼굴에서는 처연한 슬픔과 신성한 아름다움이 동시에 느껴진다. 원조 팝스타 신디 로퍼를 제치고 여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마돈나의 매력이 유감없이 드러난 작품이다.

▲ (사진=디투씨)

패션 섹션에서는 옷의 질감이나 천의 감촉을 사람의 몸과 절묘하게 결합시킨 허브릿츠의 연출이 눈에 띈다. 옷의 형태에 집중하기보단 옷이 주는 이미지를 패션으로 녹여낸 것이다. 특히 '베일 쓴 타티아나'에서는 이러한 허브릿츠의 실험정신이 더욱 돋보인다. 베일 속에 비치는 모델 타티아나의 무표정한 얼굴이 사진이라기보단 마치 판화 작품처럼 느껴진다.

▲ (사진=디투씨)

누드 섹션에서는 고대 신화 속 장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 선보인다. 그리스의 다프네 신화를 다룬 '회전초를 든 네이트'가 대표적이다. 페네오스에 의해 월계수로 변해버린 다프네의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하늘을 배경으로 촬영된 여성 모델의 실루엣은 마치 나무 줄기처럼 굳건하다. 여기에 사방팔방으로 뻗은 나뭇가지가 어우러져 묘한 조화가 느껴진다.

마돈나를 춤추게 한 허브릿츠는 현재까지 활동중인 할리우드 배우와 모델, 뮤지션들의 과거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한 전시다. 여기에 허브릿츠가 참여한 영화 포스터, 패션잡지, 뮤직비디오 등도 함께 선보이는 만큼 80년대 미국 문화를 겪은 세대라면 옛 추억에 잠길 수도 있다.

전시는 오는 5월 2일까지 계속된다. 티켓 가격은 성인 1만 3000원, 대학생 1만원, 초중고생 8000원, 유아 6000원이며 인터파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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