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이일형 감독 '검사외전' 첫 출발..."딱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인터뷰①] 이일형 감독 '검사외전' 첫 출발..."딱 한마디가 시작이었다"
  • 김재범 기자
  • 승인 2016.02.04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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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황정민은 이일형 감독의 의견에 자신의 생각을 녹이는 방식으로 영화 '검사외전'의 등장인물 검사 '변재욱'을 만들어 나갔다고 한다. 황정민(좌)과 이형일 감독(가운데)이 영화촬영 중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쇼박스)

[화이트페이퍼=김재범 기자] 개봉 전 ‘예비 1000만’이란 소문이 돌았다. “‘1000만’이란 숫자가 참 의미가 없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젠 갖다 붙이면 훈장인가’란 고까운 생각마저 들었다. 사실 그러고 보면 이 영화와 개인적인 감정도 없는데 말이다. 언론 시사회에서 처음 본 영화는 그랬다. 워낙 소문이 무성했기에 무의식중에 반감이 생겼을 수도 있다. 기대치가 낮으면 재미는 올라가는 ‘기대 반감 정비례의 법칙’을 의도한 것일까.

상업영화로서 더 이상의 미덕을 보여주긴 힘들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황정민-강동원이란 당대 최고의 흥행 배우가 투톱으로 등장하니 이른바 ‘먹고 들어가는 지점’도 분명히 작용했을 것이다. 그럼에도 이 영화의 미덕은 확실한 지점이 하나 있었다. ‘검사외전’을 연출한 이일형 감독은 첫 데뷔작임에도 신인답지 않은 흥미로운 지점을 하나 짚고 나갔다. 의미는 관객들의 몫이었다. 그는 ‘재미’란 영화 자체의 태생적 존재 이유 하나 만큼은 분명하게 지키고 싶어했단다.

영화 ‘검사외전’에 대한 이일형 감독의 신나는 데뷔작은 이제 조금은 무서운 데뷔작이 됐다. 개봉 직전까지 사전 예매율 80%에 달하고 있다. 별다른 대결작이 없는 극장가에서 ‘검사외전’의 파괴력은 무소불위의 힘을 발휘할 듯하다.

- 첫 데뷔작부터 이런 파괴력(사전 예매율)을 보여주다니 지금 기분이 궁금하다

▶ 그저 모든 게 낯설 뿐이다. 그냥 한 마디로 정신이 없다. 표현이 안된다. 내가 뭔가를 소화하기도 전에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하하하. 내가 기자와 인터뷰를 하는 것도 이상하다. 황정민과 강동원이란 배우와 함께 밥을 먹고 술을 먹는 상황은 더 이상하다. 그냥 지금 한 마디로 이상하다(웃음).

- 제목이 참 의미심장(?)하다. ‘외전’? 꼭 무협지 같은 느낌이다

▶ 실제로 약간 의도했던 점이다(웃음). 사실 무협지도 꽤 즐겨 읽는다. 원래 제목은 ‘폭력검사’다. 트리트먼트 단계에선 이 제목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무래도 좀 의도와는 맞지 않는 제목 같았다. 다른 제목을 찾던 중 인터넷 검색에서 ‘외전’이란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 첫 시작이 아주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고 들었다

▶ 맞다. 내가 윤종빈(범죄와의 전쟁, 군도 연출) 감독과 함께 일을 했었다. 학교 같은 과 선배다. 군도 조감독을 끝낸 뒤 윤 감독님이 ‘데뷔’ 제안을 해주셨다. 그런데 준비된 시나리오도 없었다(웃음). 그때 윤 감독님과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혹시 검사가 감옥 가는 얘기는 어때?”라고 말씀하시더라. 그저 “재미있겠는데요?”라고 말한 뒤 일이 진행됐다.

- 처음 윤 감독님의 아이디어였다고?

▶ 하하하. 뭐 실마리를 제공해주셨다. 윤 감독님의 얘기를 듣고 써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저렇게 고치고 살을 붙여봤다. 그렇게 윤 감독님의 입에서 나온 아이디어 이후 영화 크랭크인까지 딱 5개월 걸렸다. 거의 기적 같은 시간이라고 보면 된다(웃음)

- 반응이 우선 너무 좋다. 일부에선 ‘베테랑’ 혹은 ‘내부자들’과 비교를 한다

▶ 권력에 대한 얘기다. 힘에 대한 얘기라 그런 비슷한 지점을 찾으려고 하시는 것 같다. 뭐 굳이 따지자면 앞선 두 작품은 너무 대단한 영화다. ‘검사외전’은 그저 극장에 와서 팝콘 먹고 콜라 마시며 볼 영화다. 큰 의미 두지 않고 즐기시길 바란다.

- 팝콘 무비? 그러기엔 권력에 대한 조롱과 블랙코미디적인 요소가 상당히 강하다

▶ 조롱한다? 이 영화가 주는 사건의 방식 때문일 것 같다. 사건 자체가 스트레이트로 뻗어나가는 게 아니라 난 액션영화 같은 느낌을 원했다. 우리 사회가 가진 여러 면들이 있지 않나. 그 면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색깔은 달라지는 것 같다. 난 일종의 풍자란 코드를 활용했을 뿐이다. 우리 사회를 봐라 상식보다 앞선 것들이 얼마나 많은 가. 혈연 학연 지연 등등. 그런 점을 꼬집고 치고 나가볼까 생각했다. 물론 기시감이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의 통쾌함은 분명할 것이라 생각했다.

- 황정민이란 배우가 참 묘하게 다가왔다. 나쁜놈인데 나쁜놈 같지 않고 좋은 사람인데 좋은 사람 같지 않은 인물이다

▶ 그 지점이 황정민의 힘인 것 같다. 황정민 선배가 연기한 변재욱이란 인물이 그랬다. 작은 선행은 안보이면서 작은 악행은 정말 크게 보이는. 글쎄 황 선배의 전작들을 보면 아무리 허황된 얘기도 사실적으로 끌어내는 힘이 있다고 봤다. 처음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변재욱은 황정민이었다. 선배도 꽤 일찍 오케이를 해주셨다. ‘남자가 사랑할 때’ 끝나고 바로 결정을 해주셨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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