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책엔♪이음악]①`크눌프` 읽을 땐 팻메시니!
[이책엔♪이음악]①`크눌프` 읽을 땐 팻메시니!
  • 북데일리
  • 승인 2007.11.01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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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데일리] 혹시 책을 읽을 때 음악을 들으시나요?

정독을 해야 할 때가 아니라면 꼭 음악을 틀어놓고 책을 읽습니다. 음악을 워낙 좋아하기도 하지만, 손에 든 책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음악을 함께 들으면 몰입이 더 잘 돼서죠. 영화를 볼 때 배경음악이 큰 역할을 하듯이 말입니다.

그래서 종종 마음에 드는 음악이 있는 카페를 발견하면 반드시 기억을 해 둡니다. ‘나중에 꼭 한 번 책을 들고 가서 읽어보리라‘하는 생각에서죠.

‘이책엔♪이음악’은 책을 읽을 때 함께 하면 좋은 음반을 추천해 드리는 코너입니다. 적당히 조용하면서 건조한 방에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음반으로 골랐습니다. 커피 한잔만 곁에 두면 멋진 카페만큼의 독서 분위기를 조성할 수 있는 그 첫 번째 음반. 어디 한번 볼까요.

요즘 일요일 오전마다 즐겨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모 방송국의 ‘환상의 짝꿍`이라는 프로죠. 연예인과 어린 아이가 짝을 이루어 퀴즈를 푸는 건데, 실력보다는 서로간의 호흡을 강조합니다. 얼마 전에는 같은 방송국의 인기 프로그램인 ’무한도전‘에서 이걸 ’환장의 짝꿍‘이라는 이름으로 패러디를 했더군요.

찰리 헤이든(Charlie Haden)과 팻 메스니(Pat Metheny)가 함께 한 Beyond The Missouri Sky라는 앨범을 들으면 이 ‘환상의 짝꿍’이라는 말이 떠오릅니다. 베이스 연주자인 찰리 헤이든과 기타 연주자인 팻 메스니의 호흡이 정말 ‘환상적’이기 때문입니다.

이 음반은 몇 곡을 제외하고는 철저히 둘 만의 연주로 이루어집니다. 종종 기타 반주가 끼어들기도 하지만, 성능 좋은 스피커에서 유심히 듣지 않으면 모르고 넘어갈 정도로 그 역할은 미미 합니다. 오직 그 둘만이 대화를 할 뿐 입니다.

한 명은 저음에서 다른 한 명은 고음에서 이야기를 주고받는 거죠. 동등한 입장에서 연주를 하기도 하고, 베이스가 살짝 뒤로 빠지면서 기타가 전체적인 리드를 하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기타가 물러나고 베이스가 솔로를 펼칩니다.

이런 둘의 연주는 ‘환상적인 음악’을 만들어 냅니다. 온갖 낭만과 애수를 한데 섞어놓은 그런 음악을요.

만약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민음사. 2007)와 같은 책은 읽는다면 꼭 한번 함께 들어볼 음악입니다. 낭만과 고독을 품은 주인공 크눌프의 모습과 닮아서죠. 물론 진지한 사색이 필요한 모든 책을 읽을 때 잘 어울리는 음악이기도 합니다.

‘독서를 할 때는 오직 책만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종종 있습니다. 틀린 말은 아니죠. 하지만 한 번쯤 여유를 갖고 귀를 열어두는 것은 어떨까요? 순간순간 귀에 꽂히는 선율이 보다 풍요로운 독서시간을 만들 수도 있으니까요.

▲Charlie Haden & Pat Metheny의 Beyond The Missouri Sky 수록곡

01 Waltz For Ruth

02 Our Spanish Love Song

03 Message To A Friend

04 Two For The Road

05 First Song

06 The Mon Is A Harsh Mistress

07 The Precious Jewel

08 He`s Gone Away

09 The Moon Song

10 Tears Of Rain

11 Cinema Paradiso - Love Theme

12 Cinema Paradiso - Main Theme

13 Spiritual

(사진=`1997 몬트리올 재즈 페스티벌` 중에서)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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