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 김보일
58. 김보일
  • 북데일리
  • 승인 2007.10.26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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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바다출판사. 2006)

“마음이 머무르는 구절이 있으면 밑줄을 긋습니다. 펜이 없으면 손톱을 사용하기도 해요”

[북데일리]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휴머니스트. 2007) 저자 김보일씨의 못말리는 책읽기다.

현직 국어교사인 그는 누구 못지않은 독서광이다. 한 달 평균 독서량 20권. 장서만 약 1만권에 이른다. 정기적으로 남을 주거나 도서관에 기증해도 책은 줄지를 않는다.

그의 밑줄치는 버릇은 좋은 책을 만나면 한 없이 늘어난다. 재독할 때마다 다른 색깔의 펜으로 새로운 흔적을 남겨서다. 까뮈 연구서 <문학 상상력의 연구>(문학동네. 1998)에는 일곱 가지 색의 밑줄이 쳐있다.

“밑줄은 제 지적 성장의 나이테입니다. <문학 상상력의 연구>에는 조만간 8번째 색깔의 줄이 생길 겁니다.”

이렇게 책을 읽다보니 ‘편독‘이라는 말은 그의 사전에 사라진지 오래다. “특정 장르나 주제에 자신을 한정시킬 필요도, 이유도 없다”는 것.

전작 <한국의 교양을 읽는다2-과학편>(휴머니스트. 2006)이나 <국어 선생님의 과학으로 세상읽기>가 나올 수 있었던 이유도 이런 물불 가리지 않는 독서 덕분이다.

책에 대한 열정은 수업 시간까지 이어진다. 언제나 제자들에게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것. 그는 학생들에게 “몸의 성장과 함께 입맛이 변하는 것처럼, 지적 성장과 함께 독서 성향도 변해야 한다”며, 늘 책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번은 “선생님의 책 소개로 결혼에 성공했다“며 찾아온 제자도 있었다.

“기미독립선언서를 가르치면서 한용운 전기를 읽어보라고 한 적이 있어요. 한 아이가 그 책을 읽고 너무 감동을 받아서, 마음에 드는 여학생에게 소개했답니다. 그 일을 계기로 가까워졌고, 결국 결혼까지 했다더군요.”

이런 그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은 <인간은 왜 낚시를 하는가>(바다출판사. 2006)다. 김 교사는 “폴 퀸네트의 유머 넘치는 문장과, 진화심리학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매력적이다”라며 일독을 권했다.

현재 읽고 있는 <새는 왜 노래하는가>(범양사. 2006) 역시 마찬가지. 김 교사는“음악과 과학을 버무린 자연연구자 데이비드 로텐버그의 솜씨에 혀를 내두를 정도”라며 “우리나라에도 이런 저자가 하루 빨리 출현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벗어나려 노력 한다“는 김보일 교사. 그가 독자들에게 던진 마지막 한 마디의 울림이 크다.

“자유가 벗어남이고 초월이라면 그것은 독서와 동의어입니다”

(사진제공=휴머니스트 권태균)

[김대욱 기자 purmae33@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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