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와인드] 겁쟁이 공룡, 인간 소년을 길들이다…'굿 다이노'
[영화◀◀리와인드] 겁쟁이 공룡, 인간 소년을 길들이다…'굿 다이노'
  • 김동민 기자
  • 승인 2015.12.22 09: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화이트페이퍼=김동민 기자] 공룡을 길들여 키우는 것 쯤은 떠올려 본 적이 있다. 좀 더 동심을 발휘하면 공룡과 친구가 되는 걸 상상할 수도 있다. 영화 ‘굿 다이노’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마치 인간이 강아지를 키우는 것처럼 공룡이 인간 소년을 길들인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 네 발로 기어다니고 바닥을 킁킁댄다. 혀를 내민 채 헥헥대고 ‘뒷다리’를 꼬리처럼 흔들기까지 한다. 파충류 따위에게 길들여지는 동족을 보고 있자니 자존심이 상하는데 어느새 웃음이 난다. 픽사 애니메이션에서 이보다 귀여운 인간 캐릭터는 본 적이 없다.

아빠와 엄마, 두 형과 함께 사는 초식공룡 알로는 형제들에 비해 허약하고 겁도 많다. 그는 어느날 집에 숨어들어 음식을 훔쳐먹는 인간 소년 스팟을 쫓다가 강물에 휩쓸린다. 낯선 곳에 홀로 떨어진 알로는 집에 돌아가기 위한 여정을 떠나고 스팟이 여기에 함께하면서 둘은 점점 가까워진다.

알로를 비롯해 영화에 등장하는 공룡들은 농사를 짓고 가축을 키운다. 단순히 말을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생활을 그대로 그려낸 것이다. 반면에 인간 소년 스팟은 여지없이 야생동물의 모습 그대로다. 늑대처럼 으르렁거리거나 목청 높여 울 뿐 말조차 하지 못한다. 관객이 공룡 알로의 입장에서 인간 스팟을 귀여워할 수 있는 건 이 때문이다.

굿 다이노에는 다양한 종의 공룡이 등장한다. 여기에 소, 두더지 등의 포유류부터 새와 곤충에 이르까지 수많은 동물들이 곳곳에 포진해 있다. 각각 무리지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운다. 이 중에서도 종족을 초월해 우정을 나누는 알로와 스팟의 모습은 영화의 메시지를 대표한다. 겨울방학을 맞는 어린이 관객에게 좋은 선물이 될 만한 영화다.

굿 다이노를 연출한 한국계 미국인 피터 손 감독은 이 작품으로 픽사 최초의 동양인 감독이 됐다. 여기에 ‘겨울왕국’, ‘빅 히어로’, ‘인사이드 아웃’등 디즈니-픽사의 흥행을 견인해 온 제작진이 참여했다. 굿 다이노는 내년 1월 7일 국내 관객 앞에 선보인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