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건달'은 원래 천신의 음악을 맡는 신!
[책속의 지식] '건달'은 원래 천신의 음악을 맡는 신!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2.15 13: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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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의 향연, 인간의 만찬> 김현진 글 / 난달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건달'은 원래 천신의 음악을 맡는 신이었고 향기를 주식으로 했다. 건달은 ‘건달바乾達婆’라는 한문 번역어다. 이에 대해 음식문화를 통해 종교와 역사, 철학 이야기를 들려주는 <신들의 향연, 인간의 만찬>(난달. 2015)은 다음과 같이 전한다.

“고대 인도인들의 문화와 언어가 우리 생활문화 속에 살아남아 있는 한 가지 예가 ‘건달’이다. 건달은 국어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거나 게으름을 부리는 사람’을 의미한다. 특히 해방 전후, 즉 부지런히 벌인 일이 고작 나라를 파는 행위이거나 폭력적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 주된 행위였던 시절, 건달은 세상사에 연연하지 않고 유유자적하는 도가적인 삶의 자세를 취했다.

빈둥거리며 뒷골목 술집이나 전전하던 이들에게 ‘양아치’의 타이틀이 붙는 것은 치욕이었지만, ‘건달’이라 불리는 것은 어느 정도 운치가 있는 이름으로 여겨졌다.“ (p.29)

그런데 책에 따르면 이런 생각은 ‘건달’이라는 말의 인도적 기원과 어느 정도 상통한다는 것. 건달은 원래 ‘건달파乾達婆’라는 한문 번역어로, 산스크리트어 간다르바Gandharva에서 온 말이다. 간다르바는 수메르 산의 남쪽에 있는 굴에 살며, 천신의 음악을 맡는 신이었다. 그는 술과 고기 등을 먹지 않고 향기를 주식으로 했다.

간다르바는 하늘을 날아다니고 꽃이나 나무의 향기 속에 머물면서 자신의 뛰어난 음악적 재능을 과시한다. 그래서인지 간다르바는 혼자서 정진하는 수행자들에게 방해꾼으로 여겨졌다.

양아치나 깡패처럼 부정적으로 쓰이는 말 건달에 이렇게 아름다운 뜻이 있었다니 무척 재미있다. 향기를 주식으로 했던 천신의 신이 듣는다면 매우 애통해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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