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문장] 김연수가 추천한 책...여행자는 쭈글쭈글 미녀
[책속의 명문장] 김연수가 추천한 책...여행자는 쭈글쭈글 미녀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1.27 14: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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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자의 책> 폴 서루 글 이용현 옮김 / 책읽는수요일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50년간 여행을 하고 40여 년간 글을 쓴 여행 문학의 거장 폴 서루의 <여행자의 책>(책읽는수요일.2015)이 출간됐다.

여행은 아무래도 무작정 떠나야 제 맛이다. 책은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본질적인 답에 가장 문학적으로 대답한다. 이를테면 다음과 같은 빛나는 문장들이다.

여행이란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사는 것이다. 그들 특유의 악취와 고약한 향수를 맡으면서, 그들의 음식을 먹으면서, 그들의 인생에 대해 듣고 그들의 의견을 참아내면서, 때로는 말도 통하지 않으면서, 불확실한 목적지를 향해 늘 이동하면서, 계속 바뀌는 여행 일정을 짜면서, 혼자 자면서, 갈 곳을 즉흥적으로 정하는 것이다. -29쪽, 폴 서루, <동방의 별로 가는 유령 기차>

진정 여행의 본질을 꿰뚫는 대목이다. 이 책의 가치는 때로 날카로운 관찰력과 함께 유쾌함을 버무려 놓은 신랄한 문장에 있다.

모든 여행자는 늙은 여자, 이제는 쭈글쭈글해진 미녀와도 같다. 낯선 나라는 이방인을 유혹한 뒤 차버리고 조롱한다. 이방인의 일요일은 지옥과도 같았다. -26쪽, 폴 서루, <세계의 끝>

이보다 더 유쾌한 문장이 또 있을까. 폴 서루의 사유는 책 곳곳에 묻어 있다. 여행과 관련된 폴 서루의 작품 외에 수많은 문호의 글을 함께 만날 수 있다는 점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소설가 김연수도 이 책을 두고 이렇게 평했다.

“낯선 땅에서 혼자 남았을 때 읽으면 위안이 되는 문장들이 가득하다. 실용적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영적이다.” - 추천사 중에서

여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새롭고 멋스런 대답을 원하는 독자들에게 추천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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