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이책] 우리 아이, 책 읽게 하는 비법?
[오늘은이책] 우리 아이, 책 읽게 하는 비법?
  • 북데일리
  • 승인 2007.08.02 09: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읽다`는 명령법이 먹혀들지 않는 말입니다. `사랑하다`나 `꿈꾸다`처럼요. 그런데 요즘 학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책 좀 읽어라`라는 우격다짐의 명령어를 사용하고 있죠."

[북데일리] `좋은책읽기가족모임` 변현주 사무국장은 독서를 강요하는 요즘 세태에 안타까움을 표했다. 부모의 잔소리가 아이와 책을 더욱 멀게 만들기 때문이다. 독서는 자의에 의해 이루어질 때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로 하여금 스스로 책을 읽게 할 수 있을까.

변 국장 역시 현장에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녀가 몸담고 있는 `좋은책읽기가족모임`은 산간벽지.섬마을 등 독서환경이 열악한 지역에 작은 도서관을 설립하는 한편, 강남에서 구립 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는 단체. 어딜 가나, 자녀의 독서문제로 고민하는 엄마들을 만나게 된단다.

"아이가 어렸을 때에는 책을 읽어 달라고 매달려 귀찮을 정도였는데, 학교에 입학하고 학년이 올라 갈수록 점점 책을 읽지 않는다고 걱정을 하더라고요."

그 때마다 변 국장이 건네는 해결책은 간단하다. 아이가 좋아하는 책을 함께 소리 내어 읽으라는 것, 즉 독서의 의미를 학습이 아닌 재미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요즘 엄마들은 아이에게서 진정한 독서의 재미를 빼앗고 있어요. 학교에서 하는 독서교육 역시 `책은 재미없다`는 인식을 심어주죠. 책읽기의 필요성과 당위성을 강조하는 것이 오히려 책읽기를 방해한다는 것을 알아야 해요."

이 같은 생각은 <소설처럼>(문학과지성사. 2004)을 접하며, 더욱 구체화됐다.

<소설처럼>은 30여 년 동안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독서 교육에 심혈을 기울였던 프랑스 작가 다니엘 페나크의 저서. 학생들이 책읽기의 순수한 즐거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하기 위한 실증적인 교육 방법론이 제시돼 있다.

특히 저자는 아이들을 재우기 위해 큰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부모의 모습을 가장 이상적인 독서의 출발점으로 삼는다. 이와 더불어, 다른 아이와 같기를 바라는 부모들의 조급한 태도는 책읽기를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독서에 있어 아이들이 누릴 수 있는 권리에 대한 의견이 이색적이다. 그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지 않을 권리 ▲건너뛰며 읽을 권리 ▲끝까지 읽지 않을 권리 ▲아무 책이나 읽을 권리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 등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변 국장은 "마치 우리나라의 독서현실을 보고 쓴 것처럼 읽기에서 멀어지는 아이들의 상황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는 책"이라며 "엄마들이 꼭 한 번 읽어봤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분량도 많지 않고 읽기 쉽게 쓰여져 독서에 무관심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펼쳐들 수 있는 책이에요. 이 책을 통해 우리 어른들이 더 이상 책읽기를 공부의 한 부분으로 만들어 아이들을 짓누르지 않고, 읽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되 찾아주는 길을 발견했으면 좋겠습니다."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