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모자이크... 정호승 시인의 위로
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모자이크... 정호승 시인의 위로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11.20 0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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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느 별에서> 정호승 글 / 열림원

[화이트페이퍼=정미경 기자] “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 이토록 그리워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 이토록 밤마다 별빛으로 빛나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별의 오솔길을 걷고 있습니다. 나는 그 뒤를 소년처럼 묵묵히 따라갑니다. 내가 별 없는 밤하늘이라면, 당신은 그 밤하늘에 빛나는 별빛입니다.” (p.266)

삶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정호승 시인의 산문집 <우리가 어느 별에서>(열림원. 2015). 그가 들려주는 만남과 헤어짐에 관한 글이다. 시인은 동일한 제목의 시를 썼다. 그 시를 가수 안치환이 노래로 만들어 부르기도 했다.

시인은 "20대를 지나 인생의 징검다리를 힘차게 내디뎠을" 때 뜻하지 않게 “만남의 징검다리에서 이별의 징검다리를 건너게” 되었다. 이때 그는 만남이 소중한 만큼 이별도 소중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인생은 만남과 이별의 모자이크, 만남과 이별의 헝겊을 대어 만든 조각보로 이우어져 있었다 ‘헤어짐이 있으면 언젠가는 다시 만남이 있다’는, ‘이별도 만남을 위해 존재한다’는 거자필반(去者必返)의 세계를 비로소 이해하게 된 것이다. 중요한 것은 만남과 이별의 관계 한가운데에 사랑이 존재해 있다는 사실이다. (중략)

지금 우리는 지구라는 별에서 살며 사랑한다. 나는 때때로 내가 어느 별에서 살다가 지금 지구라는 별에서 태어나 만남과 이별의 삶을 사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어쩌면 나는, 만남은 지구에서 했지만 이별은 다른 별에서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별이란 지구라는 별을 떠나 다른 별로 이동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일까. (중략) 사랑을 하는 한, 나 자신이 바로 우주, 즉 별이다. 따라서 별인 나 자신의 가슴속에 항상 가득 필요한 것은 사랑이다." (p.269~p.272)

이 책은 2003년 출간된 <위안>의 개정증보판이다. 세월호 비극,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 탈북시인의 시집에 대한 글 등 18편의 산문을 추가했다. 그를 통해 40년 가까이 되는 시인의 작품 활동과 그의 작품세계를 되새겨보게 한다. 그의 따뜻한 글을 읽고 싶을 때 아무 곳이나 펼쳐 읽어도 좋다. 낮고 조용하지만 진솔한 그의 목소리가 따뜻한 위로가 되어 줄 것이다. 시인 도종환은 말했다.

“그의 글에는 깊이가 있고 고요한 철학이 있다. 짧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눈물이 있고 감동이 있다.” (p.3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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