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박진희 기자] 아이유가 진퇴양란에 빠졌다. 신곡 ‘제제(Zeze)’가 선정성 논란과 문학작품 왜곡 논란에 빠진 탓이다.
아이유의 신곡 제제는 문학작품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 속 5세 소년 제제를 아이유의 관점에서 재해석해 가사를 붙인 곡이다. 이에 대해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의 출판사 동녘이 문제 제기를 하면서 논란에 불씨가 점화됐다. 여기에 허지웅, 진중권, 이외수 등 유명인이 의견을 덧붙이며 일파만파 번졌다.
유명인들이 속속 견해를 내놓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아이유 비난은 더욱 거세졌다. 이에 아이유는 입장 표명에 신중을 기했다. 결국 이 싱어송라이터는 문학 작품에 대한 본인의 중의적 해석에 대해 사과를 해야 했다. 한때 국민 여동생으로 칭송받던 아이유의 추락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번 아이유 제제 논란을 통해 대중의 소비 이중성이 여실히 나타난다. 불과 2개월 전 아이유는 MBC ‘무한도전-영동고속도로가요제’를 통해 로리타 콘셉트로 무대에 올랐다. 영화 ‘레옹’ 속 12세 마틸다는 킬러 레옹을 첫 사랑이라고 말한다. 이때도 대중들은 아이유를 향해 소아성애를 운운하지 않았다. 심지어 아이유의 곡 작업 능력에 찬양에 가까운 칭찬을 쏟아냈다.
그뿐인가. 아이유는 17세 때인 2009년 ‘마쉬멜로우’를 통해 스스로 로리타가 됐다. 당시 17세 소녀 아이유는 초미니 스커트 차림으로 힙을 흔들며 “마쉬멜로우~ 마쉬멜로우~”를 불렀다. 아이유는 그때 이미 대중들에게 섹시 어필한 셈이다. 당시 아이유 소속사 관계자 역시 “마쉬멜로우는 섹시어필 콘셉트”라고 언급한 바 있다. 마쉬멜로우 활동 이후 아이유는 국민여동생으로 급부상했다. 실제 이때부터 아이유 콘서트 현장의 남녀 성비는 9대 1 비율로 남성 팬이 압도적으로 높아졌다.
2012년 막 성인이 된 아이유는 슈퍼주니어 멤버 은혁과의 사생활 사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아이유가 자신의 SNS에 실수로 사진을 올리면서 급속히 퍼진 사진은 잠옷을 입은 아이유와 상의를 탈의한 듯한 은혁이 서로 얼굴을 맞댄 셀카였다. 당시 아이유는 성인이었지만 여전히 소녀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아이유의 소녀 이미지를 소비하고 있었던 대중들은 큰 충격에 빠졌지만 지금과 같은 위기에 봉착하지는 않았다.
그런데 왜 제제에 이르러 아이유는 가수 생활 최대의 위기에 빠졌을까. 17세 소녀의 섹시어필은 정당하며 그녀의 문학적 해석은 부당하다는 이중 잣대는 지나친 확대해석과 함께 한 가수를 몰락 위기에 몰아넣고 있다.
일각에서는 아이유의 위기에 대한 원인을 장기하와 열애 공개에서 찾는다. 만인의 연인이어야 할 아이유가 한 남자의 연인이라고 공표한 탓이라는 것. 삼촌 팬들은 더 이상 이 소녀(였던) 가수를 포용할 이유가 없어 졌다는 주장이다.
원인이 어디에 있든 아이유 물어뜯기는 가혹할 정도다. 제제와 마쉬멜로우, 이것은 읽고 듣는 이에 따라 해석을 달리 할 수 있는 문학과 대중문화다. 제제와 마쉬멜로우에 대한 해석을 개인에게 맡겨두어야 하는 만큼 아이유의 제제 역시 리스너들의 해석과 선택에서 그쳐야 할 문제다. 더 이상의 마녀사냥은 무의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