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의 변신 "애플과 같은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NH농협은행의 변신 "애플과 같은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10.23 14: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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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핀테크사업팀 김봉규 팀장..은행권 최초 '핀테크 플랫폼' 출시
▲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핀테크사업팀 김봉규 팀장 (사진=농협은행)

[화이트페이퍼=김은성 기자] "애플같은 은행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농협은행 스마트금융부 핀테크사업팀 김봉규 팀장(49, 사진)이 자신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농협은행은 오는 12월 핀테크 기업을 지원하는 ‘NH핀테크 오픈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있다.

NH핀테크 오픈플랫폼은 핀테크 기업이 금융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API(응용프로그램인터페이스 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제공한다. 은행권에서 IT플랫폼 기업 네이버나 애플처럼 플랫폼을 구축해 핀테크 기업 지원에 나선 건 농협이 처음이다.

아날로그 이미지가 강하고 보수적일 것 같은 농협은행이 이같은 도전에 나서자 주변에서는 적잖이 놀란 모양이다. "농협은행이어서 놀랐어요." 김봉규 팀장이 농협 오픈플랫폼 강연에 가면 가장 먼저 듣는 말이다.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 핀테크 열풍을 보며 올해 2월 핀테크사업팀을 발족했다. 핀테크를 거스를 수 없는 시대 흐름으로 판단한 것. 김 팀장은 "IT기업과 은행의 융합을 피할 수 없다면 장벽을 지키려하기 보다 차라리 장벽을 없애 능동적으로 핀테크 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자 플랫폼이 되기로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 중심의 선택도 작용했다. 그는 "편리한 전자 결제 서비스를 경험한 소비자에게 필요한 건 은행 서비스이지 은행이 아니다"며 "진화하는 소비자 수요를 충족하려면 은행이 핀테크도 하고 결제대행사도 할 수 있는 플랫폼 서비스를 하는 길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은행이 핀테크 업체 기술을 선정해 내부에 도입하면 서비스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오픈플랫폼에서는 기업이 어떤 기술을 개발하느냐에 따라 서비스가 다양해진다. 농협은 올해 말까지 53개의 API를 공개할 계획이다. 현재 플랫폼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은 LG유플러스, SK플래닛, 비바리퍼블리카 등 27개사에 달한다.

다음달에는 서울 충정로에 ‘NH핀테크혁신센터'도 설립한다. 김 팀장의 꿈은 크다. 애플이 API를 공개할 때마다 개발자들이 환호하는 것처럼 농협은행이 핀테크 기업에게 애플같은 플랫폼이 되는 것이다. 

그는 "농협 플랫폼이 기업이 다양한 서비스 실험을 하고 소비자는 필요한 서비스를 골라 즐길 수 있는 놀이터이자 사랑방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농협 플랫폼에서 IT와 금융을 융합한 다양한 서비스가 나올 수 있도록 핀테크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포부다.

하지만 갈 길이 멀다. 새로운 협업 모델이다 보니 업무 매뉴얼을 만드는 것부터 시작해 쉬운 게 하나도 없다. 그는 새로운 길을 걷는 것에 대해 두려움 보다 설렘이 더 크다고 한다. 핀테크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닌 새로운 금융 문화로 자리잡을 것임을 확신하기 때문이다.

김 팀장은 "은행과 핀테크 기업의 새 협업모델이 확산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궁극적으로는 은행이 이용자 중심으로 바뀌고 금융 패러다임이 새롭게 진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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