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엿먹으면 시험잘쳐?' 수능시험 근거있는 암시 효과
'엿먹으면 시험잘쳐?' 수능시험 근거있는 암시 효과
  • 박세리 기자
  • 승인 2015.10.19 15: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물구나무 과학>

[화이트페이퍼=박세리 기자] 국정교과서 논란과 수능 난이도에 대한 공방전이 계속되는 가운데,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과 학부모의 스트레스와 부담감이 최고조로 달하는 시기다. 이런 불안감은 시험 철 다양한 풍습으로 나타난다.

풍습 중 가장 익숙한 모습이 바로 합격 엿과 찹쌀떡을 먹거나 붙이는 것이다. 이는 종교불문하고 부모의 간절한 소망와 함께 등장한다. 이는 “유사한 것은 유사한 것을 낳는다”는 원리에 바탕을 둔 일종의 주술로 '유감주술(類感呪術)'이라 일컫는다. 동서고금의 어느 문화에나 퍼져 있는 매우 흔한 주술의 한 형태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 금기(터부)도 넓게는 이런 유감주술에 속한다. 시험 날에 미역국을 먹지 않는 금기의 바탕에는 ‘미역은 미끄러운 것이므로 그것을 먹은 사람은 미끄러진다’는 생각이 밑바탕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미역은 피를 만들어주는 조혈 작용이 뛰어나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아 오히려 수험생의 아침 음식으로 좋다는 의사들의 조언도 있다. 우리가 매달리는 주술이나 금기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왜 우리는 근거없는 낭설인 줄 알면서도 시험 전날 엿을 선물하고 시험 보는 학교 교문에 덕지덕지 엿을 붙여놓는 일을 계속할까. 이는 결과적으로 종종 나타나는 실질적 효과 때문인데, 일종의 암시 효과다. 엿을 먹었기 때문에 시험을 잘 칠 것이라는 암시가 안도감으로 작용하고, 긴장 상태보다 실력발휘를 좀 더 잘 할 수 있는 원리다. 일종의 긍정적인 암시 효과의 유익성이라는 말이다.

<물구나무 과학>(문학과지성사.2015)는 이 같은 이야기를 전하며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은 술수가 아니라 사람들의 가장 선하고 정성스런 마음이 하늘도 움직이는 것이라 강조한다. 책은 이밖에 ‘아홉수와 13일의 금요일’, ‘관상은 어디까지 과학인가’, ‘진시황의 불로초는 가능한가’ 등 청소년들과 일반인을 위한 생활 속에 숨어 있는 과학적 현상을 안내한 과학교양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