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명로진
36. 명로진
  • 북데일리
  • 승인 2007.05.28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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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틴 오딧세이>(풀빛. 2002)

[북데일리] 이 남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전직 기자,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연극을 넘나들며 활약한 배우, 국제 살사 축제 개최자, 15권의 책을 출간한 저자, 문화 콘텐츠 집단인 심산스쿨 ‘인디라이터반’ 강사...

선뜻 정체를 알아내기 힘든 이력의 소유자, 바로 명로진(41)이다. 다양한 분야를 종횡무진하며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면모를 자랑해온 그가 이번엔 ‘책쓰기 전도사’로 나섰다. 저서 <인디라이터>(해피니언. 2007)를 통해서다.

“예전에는 많이 알고, 많이 배우고, 문학적으로 상당한 위치에 올라간 소수의 사람만이 책을 썼죠. 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세상이 왔습니다. 단 출판을 위해서는 노하우가 필요하죠. 자신이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어떻게 책으로 만들 수 있는가, 그 방법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최근 북데일리와 인터뷰에서 명로진은 책을 출판하기 위해 명심해야할 요건으로 “기획서를 잘 써야 한다”를 꼽았다. 원고가 아무리 훌륭해도, 편집자에게 어필하지 못하면 책으로 펴낼 수 없기 때문이다.

“편집자들이 원고지 1,000장 정도의 분량을 다 읽지는 못해요. 결국 기획서에서 판가름이 나는 거죠.”

이어 그는 “편집자는 훈련된 최초의 독자”라며 “그 벽을 넘지 못하면 일반 독자를 만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물론, 기본적으로 좋은 원고가 선행돼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터. 명로진은 글을 잘 쓰기 위한 방법으로 독서를 추천했다. 무조건 많이 읽으라는 ‘뻔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는 “책을 통해 생각의 갈래를 뻗어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책이 전하는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이를 토대로 생각을 발전시켜 나가야한다는 것.

자신의 경우, 와인이나 등산 관련 서적에서 글쓰기 방법을 발견했다고 한다. 예를 들어 ‘세계적으로 유명한 와인의 라벨일수록 단순하다’는 글귀에서 ‘글 역시 진실할수록 단순하다’는 논리를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워낙 독특한 시각을 지닌 덕이기도 하다. 명로진은 다른 사람과 같은 책을 읽어도, 자신만의 색다른 해석을 내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그래서일까. 그가 살다가 힘들고 짜증날 때 읽는 책도 조금 남다르다. 산악문학 22편의 소개와 감상, 뒷얘기로 이루어진 <마운틴 오딧세이>(풀빛. 2002)가 그것.

“산에 대한 이야기니까, 산악인들이 등장하잖아요. 그들에게는 항상 죽느냐 사느냐가 중요한 문제거든요. 그 앞에서 제가 껴안고 있는 고민은 전부 하찮아지는 거죠.”

명로진은 자신에게 “일종의 바이블과도 같은 책”이라며, 일독을 간곡히 권했다.

<인디라이터>가 출간 된 지 한 달이 채 안 됐지만 그의 손은 또 다시 펜대를 움켜쥐었다. 목표는 1년에 평균 2권 출판. 조만간엔 어린이를 위한 여행기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가 이처럼 책에 욕심을 부리는 이유는 책만이 지닌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음악회나 공연, 영화, 방송은 눈과 귀를 통해서 감동을 받잖아요? 하지만, 손으로 만지면서 접하는 매체는 책이 유일하죠. 저는 손가락과 종이가 만날 때, 일종의 화학적 반응이 일어난다고 믿어요. 저자의 경험과 생각이 손가락을 통해 뇌로 전달되고, 일생을 바꿀만한 어마어마한 감동을 느끼게 되는 거죠.”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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