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시민기자 토론회 "내일은 책의 달인"
책 시민기자 토론회 "내일은 책의 달인"
  • 북데일리
  • 승인 2007.05.28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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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닌텐독스의 성공은 이나영 장동건의 CF 때문이에요. 지금까지 게임은 안 좋은 것이라는 편견이 많았는데 이미지 좋은 스타들을 등장시켜 이를 없앤 거죠” “반대생각입니다. 닌텐독스 자체의 중독성 때문에 히트를 친 거지 CF 때문이라고는 할 수 없죠” “마케팅이 유효했다는 건가요? 저는 그 CF를 몇 번이나 봤지만 제품이 뭔지 관심조차 없었습니다. 스타 CF로 상품이 히트 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북데일리] 육성 게임 ‘닌텐독스’를 둘러싸고 격론이 벌어졌다. 이나영, 장동건을 내세운 닌텐독스의 마케팅이 주효했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오갔다. 북데일리 시민기자들의 난상토론에서였다.

25일 열린 이날 토론회의 주제책은 세스고딘의 <마케터는 새빨간 거짓말 쟁이>(재인. 2007). 닌텐독스의 이색 마케팅이 도마 위에 오르며 토론회의 분위기는 더욱 고조되었다.

시민기자단의 책토론회는 TV 토론회를 방불케 했다. 참가자들의 발표실력은 수준급이었다. 길게는 1년 넘게 다져 온 토론 경험 덕분이다. 매월 열리는 북데일리 시민기자들의 난상 토론 ‘북토마토’는 그간 다양한 논란거리를 만들어 냈다.

<아내가 결혼했다>의 ‘일처다부제’ 논란을 비롯해 박민규의 <핑퐁>, 공지영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 무수한 유명작품들이 시민기자들의 날선 비판을 피해가지 못했다.

30여명으로 구성된 북데일리 시민기자단 중 토론에 참석하는 인원은 대략 7~9명. 이중 이동환, 신기수, 신용철, 이용준, 이광준, 김대욱씨는 토론회의 주춧돌 역할을 맡고 있는 핵심멤버다.

20대부터 50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구성되어 있는 이들 6인방은 매월 열리는 책 토론회에 열정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들 모두는 ‘토론의 달인’이 되기 위한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책을 선정하고, 논제를 뽑는 것은 물론 진행까지 맡으며 다양한 경험을 거치고 있다. 수번에 걸쳐 책을 정독한 후 발표 자료를 만드는 공은 기본. 토론에 도움이 될 만한 자료를 찾아 게시판에 올리는 수고 또한 마다하지 않는다.

이날 자택에서 토론회를 이끈 시민기자 신기수(40)씨는 “주관적인 경험을 객관화 시키는 토론 과정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말했다. 주입식 교육만 받아 온 모두에게 토론을 통한 생각의 교환은 새로운 경험이라는 것.

출판기획 일을 하고 있는 신씨는 “상대방에게 반격을 할 때 스스로의 문제점을 깨달았다”며 “진행을 맡게 되니 발언권을 조율하는 방법까지 알게 되었다”고 전했다.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고 있는 시민기자 신용철(30)씨는 모든 모임의 우선순위를 북토마토에 두는 열혈 멤버다. 그는 “토론을 통해 보다 열린 마음, 넉넉한 마음을 갖게 된 것 같다”며 환히 웃었다. 역사와 문학을 좋아한다는 그는 “오는 7월 토론회에 역사와 문학을 접목시킨 책으로 꼭 한번 진행을 맡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북데일리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회사원 이용준(32)씨는 토론회에 참석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자연과학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이씨는 북토마토의 장점으로 전문성과 학문을 향한 열정을 꼽았다. 바쁜 회사 일 중에도 짬을 내 책을 읽는 그에게 토론은 사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왕성한 서평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민기자 이광준(28)씨 역시 ‘책’을 주식처럼 섭취하는 독서광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소설을 좋아한다. 그는 “말 할 때 한 번 더 생각을 정리할 수 있기 때문에 토론을 좋아한다”고 밝혔다. 이씨는 다음달 6월에 열릴 <남한산성>(학고재. 2007) 토론회의 진행을 맡았다. “역사와 소설 모두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라 더욱 재미있게 준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하는 이씨의 얼굴에서 즐거운 기대감이 느껴졌다.

대학에서 행정학을 전공하고 있는 김대욱(26)씨는 시민기자 6인방 중 막내이다. 또한, 활동한지 3개월째에 접어드는 신입이기도 하다. 김씨는 “평소에 읽지 않던 분야를 접하게 되어 관심의 폭을 넓힐 수 있어서 좋다”고 전했다. 정치학, 역사 관련 분야의 책을 즐겨 있는 김씨에게 4월 토론책 자연과학, 5월 토론책 마케팅은 다소 낯선 주제였다. 그러나, 막상 접해보니 달랐다. 새로운 영역을 알아간다는 재미가 기대이상이었다. 김씨는 토론회의 느낌이 너무 좋아 앞으로도 계속 참석하고 싶다는 야무진 계획을 밝혔다.

매월 10권이상의 책을 읽고 모든 책을 리뷰 하는 독서광 이동환(49)씨는 북데일리 시민기자단의 맏형이자, 모임을 이끄는 좌장(左將)이다. 4월 토론회 ‘칼포퍼’에서 발군의 진행 솜씨를 드러낸 그는 역사, 진화론 분야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 IT컨설팅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이씨는 대학시절 이미 200권이 넘는 생물학 책을 읽었을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이씨가 책을 읽는 이유는 “내가 왜 이 자리에 있는가”라는 지적 호기심을 풀기 위해서다. 그간 좋아하는 역사, 진화론 분야의 책을 탐독해 온 이씨에게 토론회는 큰 의미를 갖는다. 지식을 보완할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인간관계의 교류를 이룰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투자하는 몇 시간이 결코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공 들인 이상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얻어가는 것이 많다는 뜻이다. “바이러스처럼 책 토론회의 묘미를 전파하고 싶다”는 이씨의 계획은 6월에 열릴 시민기자단 워크샵에서 보다 구체화 될 예정이다.

토론한다는 것은 상대를 비난하고 부정한다는 뜻이 아니다. 생산적인 토론은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겸손함과 다름을 밝힐 수 있는 용기를 바탕으로 한다. 누구나 ‘토론’할 수 있는 사회야 말로, 진정한 가능성의 사회임을 시민기자 6인방은 이미, 깨달은 듯 했다.

“토론문화는 언어를 순화시키고 세련되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잘못 사용하고 있는 용어를 바르게 고쳐주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한국에는 아직 토론 문화가 제대로 서지 않아 토론 경험이 부족한 우리들을 말글살이를 아주 거칠게 하고 있으며 또 잘못된 말과 글을 마구 사용하고 있다” - 홍세화 <쎄느강은 좌우를 나누고 한강은 남북을 가른다>

(사진 = 고아라 기자)

[김민영 기자 bookworm@p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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