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조진국
34. 조진국
  • 북데일리
  • 승인 2007.05.11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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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도 여자를 모른다>(해냄. 2007)

[북데일리] 작년 봄 방영된 시트콤 ‘소울메이트’(MBC TV). 독특한 소재와 감칠맛 나는 대사, 개성 강한 캐릭터, 그리고 영상과 절묘하게 맞아 떨어진 배경음악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고마워요, 소울메이트>(해냄. 2007)는 시트콤에서 대본과 음악을 담당했던 작가 조진국이 펴낸 에세이다. ‘소울메이트’의 감동에 여전히 젖어있는 팬이라면 단비처럼 반가울 책이다. 드라마에서 미처 못 다한 이야기가 지면을 통해 펼쳐진다.

책은 한 여자가 인연이라 믿었던 연인과 헤어지고 이별의 상처를 감내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작가 특유의 감성적인 문장이 여전히 빛을 발한다.

“사랑을 포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써보자, 마음먹었어요. 마치 일기를 쓰듯이 솔직하게요.”

최근 북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조진국은 “개인적인 경험을 녹여냄으로써 독자들에게 공감을 얻고자 했다”고 집필의도를 털어놓았다.

첫 책을 출간한 감회도 밝혔다.

“이전에는 책을 읽다가 ‘이거 너무 성의 없이 쓴 거 아냐?’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거든요. 근데 제가 한 번 써보고 나니까 알겠어요. 세상에 쉽게 쓴 책은 없다는 거.”

독자에서 저자로의 변신이 꽤나 힘들었던 모양. 하지만 기회가 닿는다면 소설에도 도전할 생각이라니, 고통은 고통이되 즐거운 고통이었지 싶다.

요즘은 그간 소홀했던 독서에 주력하고 있다. 출판 준비로 바쁜 탓에 책과는 거의 담을 쌓고 지냈다. 사실 평소 독서 스타일이기도 하다. 조진국은 꾸준하고 성실하게 책을 읽는 ‘모범독자’는 아니다. 이른바 벼락치기 스타일에 가깝다.

“예전엔 3년 간 단 한 권도 안 읽은 적도 있어요. 그러다가 ‘필’ 받으면 한 달에 100권도 보고요. 군대 있을 때는 아예 책을 붙들고 살았죠.”

그가 독자들에게 권한 이외수의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해냄. 2007)는 가장 최근에 접한 책. 그런데 추천 이유가 조금 남다르다.

“내용은 차치하고, 책 자체가 너무 잘 만들어졌어요. 삽화부터 표지까지 사고 싶다는 느낌이 절로 든다고 할까. 작가, 삽화가, 편집자 등 책에 참여한 모든 이의 정성이 한 눈에 보이는 책이에요. 글이 좋은 거야 두말할 필요도 없고요.”

공감을 자아내는 사랑의 말들, 소박하면서도 깊이 있는 야생화 그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게 조진국의 평. 특히 그는 “글로 흡입시키는 그림의 힘”이라며 화가 정태련의 삽화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양을 둘러싼 모험>(열림원. 1997)을 가장 좋아한다. 다른 사람을 보지 않는 부분, 사물의 이면을 보는 시각을 기를 수 있었기 때문.

“제가 모든 이야기를 풀어가는 데 있어서 메타포가 된 작품이에요.”

올해는 영화, 내년에는 드라마를 한 편씩 준비 중이라는 조진국. 다양한 분야를 넘나드는 글쓰기의 원천엔 이처럼 늘 책이 자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아라 기자 rsu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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