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언제 위를 쳐다보시나요?"..그림책의 노벨상 수상작 '위를 봐요'
"당신은 언제 위를 쳐다보시나요?"..그림책의 노벨상 수상작 '위를 봐요'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5.08.06 11: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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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를 봐요!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당신은 언제 위를 쳐다보셨나요? 앞만 보고 가느라 위도, 아래도, 옆도 보지 않고 지내는 날이 허다하다.

정진호 작가의 그림책 <위를 봐요!>(은나팔. 2014)는 시종일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그림들로 채워져 있다. 건축학을 전공해서 그런지 그림이 독특하다. 올 해 이 책은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볼로냐 라가치상’을 받았다.

주인공 ‘수지’는 가족 여행 중 교통사고로 다리를 잃었다. 그래서 밖에 나가지 못하고 하루 종일 집안에서만 지낸다. 혼자 창밖으로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시간을 보낸다. 사람들의 머리만 개미처럼 작게 보인다. 사람들에게 속으로 위를 보라고 말하지만 아무도 알아채지 못한다.

어느 날 한 아이가 위를 쳐다보고 수지에게 말을 건다. "궁금해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지만 머리 꼭대기만 보인다"는 수지의 말에 아이는 바닥에 드러눕는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그 모습을 보고 하나 둘 아이처럼 바닥에 눕는다. 이제 많은 사람들이 다 같이 수지가 있는 위를 쳐다 본다. 수지도 덩달아 웃는 얼굴로 위를 한번 본다.

그 동안 까맣게만 보였던 가로수도 사람들도 강아지도 이제는 달리 보인다. 가로수에는 분홍색 꽃이 활짝 피었고, 사람들은 자전거에 빨강, 파랑, 노랑 풍선을 달고 달린다. 수지가 앉아 있던 베란다의 작은 화분에는 녹색의 싹이 자라고 있다.

혼자서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던 수지에게 한 아이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변했다. 어둡고 단조로운 흑백이었던 세상이 따스하고 예쁜 분홍색으로 바뀌었다. 우울하기만 했던 마음도 환해졌다.

앞만 보고 갈 길만 바삐 오가던 습관을 바꿔 아래도 보고, 위도 보고, 양 옆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의 작은 관심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이나 사물을 만날 수도 있으니까. 나 이외의 다른 사람에 대해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좋은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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