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카피라이터 '글이 구차해질 때 흙을 만졌다?'
10년차 카피라이터 '글이 구차해질 때 흙을 만졌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7.29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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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철의『모든 요일의 기록』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하얀 도화지를 연상시킨다. 뭔가 써야할 것만 같다. 10년차 카피라이터를 표현하는 표지라고 해야 할까. 『모든 요일의 기록』(북라이프. 2015)은 단 한 줄의 광고 카피를 쓰는 여자 김민철의 에세이다. 쓰기 위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듣고, 사진을 찍고, 무언가를 배우는 일상의 기록이다.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기록 가운데 도예를 배우며 흙에 대한 생각을 기록한 부분이 인상적이다.

 ‘말이 지겹고, 글이 구차하다 느낄 때 아무 생각 없이 흙을 만질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큰 위로였다. 흙을 만지는 시간만큼은 정직해지는 느낌이었다. 흙은 정직했으니까.

 무게를 실어 미는 방향으로 정직하게 나갔다. 흙이 달라지면 결도 색깔도 결과물도 달라졌다. 같은 흙이라도 해도 날씨에 따라 성질이 달라졌다. 흙끼리 붙일 땐 끝에서부터 한 땀 한 땀. 절대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해야 했다. 공기가 들어가면, 가마 속에서 흙이 터졌다. 약간이라도 갈라진 곳이 있으면, 어김없이 가마 속에서 쩍 하고 갈라졌다. 흙은 정직했다.’ (214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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