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조직확대" 부실 국민연금 공사설립 논란까지
"툭하면 조직확대" 부실 국민연금 공사설립 논란까지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7.22 16: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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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화해도 수익률 높아지지 않아..무리한 투자 노후 안전판 위협"
▲ 보건복지부가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신설하려해 논란이 일고 있다. (자료=국민연금공단)

[화이트페이퍼=김은성·최현준 기자] 정부가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용본부를 공사로 전환하려해 논란이 일고 있다. 기금운용본부를 투자전문조직으로 바꿔 국민연금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금운용을 맡을 공사를 세운다하더라도 조직만 비대해질 뿐 수익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 수익보다 안정이 중요한 국민연금을 고위험 투자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에 대해 우려도 높다. 국민연금이 국민 노후를 책임지는 마지막 보루인 탓이다.

복지부도 기금운영본부 공사화가 수익률 제고로 이어진다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수익률과 안정성을 함께 높여 국민의 연금지출 부담을 줄이기 위한 것"이라며 "공사화 추진과 기금운영본부를 공단 아래 두면서 개편하는 안도 함께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 투자기관 KIC 수익률 연금공단보다 낮아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국민연금공단 산하 기금운영본부를 공사화하는 개편안을 만들어 연내 국회에 제출한다. 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5.64%로 세계 8대 연금 가운데 밑에서 두 번째다. 복지부는 기금운영조직을 금융전문가로 바꿔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기금운용위원회는 정부위원 6명과 민간위원 14명으로 구성돼 있다. 민간위원은 사용자, 근로자, 민간단체 추천으로 임명돼 금융전문가가 많지 않다. 그러나 기금운용본부를 투자전문 기관으로 만든다고 해서 수익률이 높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노무현·이명박 정부도 유사 개편안을 추진했지만 노후가 더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로 모두 무산됐다.

실제 전문 투자기관 한국투자공사(KIC)의 운영 수익률도 높지 않다. KIC의 10년간 외환보유액 운용 수익률은 한국은행의 외환보유액 운영 수익률보다 더 낮다. 기금운용본부를 공사화하는 것은 KIC처럼 정부 소유의 투자기관을 하나 더 만드는 것이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KIC가 투자를 시작한 지난 2007년부터 2013년 사이 수익률은 4.02%다. 이는 같은 기간 국민연금 수익률 6.33%에 비해 더 낮다.

국민연금 재정 운영방식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거치지 않은 것에 대해 반발도 거세다.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국민연금 바로세우기 공동행동’은 "사회적 자산인 국민연금을 놓고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며 운영할 지 합의과정 없이 기금운용조직 개편을 먼저 추진하는 것은 순서가 바뀐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 노후 안전판으로 무리한 투자 위험

기금운용본부가 공사화하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공격적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수익률을 높이려면 추가 위험부담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노후 안전판인 국민연금의 재정 안정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국민연금은 안정성과 수익성 가운데 안정성에 중점을 둬야하는데 고위험 투자에 나서는 정부 발상은 연금도입 취지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문성을 제고하려면 금융과 연금 전문가들이 상주하는 사무국을 만들어 기금운영위원회를 지원하게 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은 섣불리 공사를 신설하기보다 현 체계 안에서 전문성을 보완해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한다. 현 체계에서도 충분히 투자 수익률을 높이고 전문성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정부 방침은 수익률과 안정성을 함께 높여 국민연금 지출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진하려는 것"이라며 "공사화 추진과 기금운영본부를 공단 아래 두면서 확대 개편하는 안도 함께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김은성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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