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삐뚤어지면서 성장한다
아이는 삐뚤어지면서 성장한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7.20 2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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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의자 뺏기>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세상의 모든 삐뚤어짐은 성장이다. ‘삐뚤어짐’은 단순히 탈선이나 질서를 위해(危害)하는 파격이 아니라 자기를 찾기 위한 몸부림이다. 그래서 난 시키는 대로 잘 해내는 아이보다 자기 색깔을 갖기 위해 이를 드러내며 반항하는 아이가 더 건강한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청소년들은 재량껏 삐뚤어지면서 성장하고 우후죽순으로 자라면서 스스로를 다듬고 또 맘껏 흔들리면서 차곡차곡 내실을 채워야 한다. 그래야 마땅하다. "

- <의자뺏기> 작가의 말 중에서

 형제가 많으면 자립심이 강해진다. 질투와 시기를 통해 성장한다. 제5회 살림 청소년 문학상 대상 수상작 [의자 뺏기](살림. 2015)속 쌍둥이 자매 은오와 지오도 그렇다.

 언니 은오는 외할머니와 동생 지오는 부모님과 살았다. 은오는 엄마의 건강 때문이라고 믿었지만 지오의 피겨 스케이팅 때문이라는 걸 알았다. 이유를 묻고 싶었지만 부모님은 이혼했다. 아빠는 재혼했고 얼마 후 엄마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부산에서 서울로 전학을 온 은오는 지오와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된다. 가정 형편으로 대학은 성적이 좋은 지오에게 양보해야 한다. 그저 미용학원에 다닐 뿐이다. 어린 시절에는 부모님의 사랑을 빼앗겼고 학교와 집에서도 지오에게 자신의 의자를 뺏기는 기분이다.

 ‘키도 자라고 머리카락도 자라고 손톱도 자라고 모든 것이 자란다. 내 안의 구석구석에 담긴 마음들도 다 자란다. 자라는 것은 커져만 가는 걸 의미하는 게 아니다. 질이 좋아하는 걸 말하는 게 아니라는 뜻이다. 아이가 자라서 어른이 되었다고 더 나아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듯이. 자라는 건 그냥 달라지는 거다. 흐르는 시냇물이 멈춰 있을 수 없듯이. 나도 조금씩 조금씩 달라져 간다. 지금으로서는 그게 나의 유일한 희망이다.’ (85쪽)

 은오에게 위로가 되는 건 밴드 짜장이다. 분장을 도와주는 것으로 들어왔지만 자신이 노래를 잘 부르고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곳에서 부산에서 친하게 지냈던 선집을 만난다. 부모님과 떨어져 혼자라는 생각에 힘들었을 때 선집은 유일한 위안이었다. 그러나 선집은 은오가 아닌 지오에게 마음이 있었다.

 미래에 무엇을 하며 살아야 하는지 고민하는 모습과 선집을 놓고 지오와 벌이는 묘한 감정, 자신의 자리를 찾고자 하는 은오의 속마음은 아프다. 어렵고 싫다고 돌아가거나 피할 수 없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무조건 착한 아이가 될 수도 없다. 서로를 존중하고 자신의 길을 찾는 건 말처럼 쉬운 게 아니기에 은오, 지오, 선집을 통해 아이들의 생각과 성장을 본다.

 ‘난 그동안 솎아진 아이라는 생각 때문에 세상으로 향하는 안테나를 접고 살았다. 누군가와 닿기 위해서는 손가락을 펴야 한다. 손에 쥔 미움의 불씨를 버리고 내 안의 상처도 털어 내고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마음의 닻을 올려야 한다.’ (174쪽)

 누구도 자신의 삶을 대신할 수 없다. 은오는 스스로 자신의 의자를 선택하기로 한다. 부모님의 불화로 외로웠던 지오를 이해하면서 말이다. 좋아하는 노래를 향한 은오의 목표와 애정은 대견하고 고맙다. 어른들의 입장에도 공감할 수 있는 소설이다. 10대의 감정과 갈등을 있는 솔직하게 담은 작가 박하령, 청소년 문학을 이끌 것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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