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려령의 <트렁크>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작고 예쁜 트렁크를 손에 쥔 여성이 바쁘게 걷는다. 공항으로 향하는 걸까? 그녀가 선택한 여행지가 궁금하다. 김려령의 <트렁크>(창비. 2015) 표지를 보고 든 생각이다.
놀랍게도 표지의 주인공이 도착한 여행지는 '결혼'이다. 그러니까 주인공 노인지는 기간제 아내라는 색다른 직업으로 결혼 출장 중이다.
“결혼 이후에는 모든 삶이 관여당해. 심지어 국가가 헤어지는 것까지 관여하잖아. 둘이 합의했는데 왜 법원을 가야 하지? 혼인신고처럼 파혼신고 하면 안되나? 그러면 앞다퉈 이혼할 줄 아나봐. 나라가 나서서 이혼하라 해도 하지 않을 사람들은 절대로 안해. 이혼대책으로 같이 살 배우자를 마련해주는 것도 아니면서.” (58쪽)
김려령 특유의 재치 있는 대화와 속도감 있는 문장으로 전개된다. 출장을 가듯 결혼을 하는 이야기라니. 다양한 사랑과 결혼의 모습을 통해 김려령이 던진 질문에 당신은 어떤 답을 할 것인가? 우선 트렁크를 열어보고 결정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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