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민을 호갱으로 만든 정부와 이통사의 '기막힌 한수'
[기자수첩] 국민을 호갱으로 만든 정부와 이통사의 '기막힌 한수'
  • 김은성 기자
  • 승인 2015.06.09 14:5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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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출시 경쟁이 뜨겁다. 자고 일어나면 데이터 요금제 내용이 바뀐다는 말이 나온다.

다행인지 출시 한달 만에 데이터 요금제 가입자수가 지난 5일 기준으로 200만명을 넘어섰다. 저렴한 통신비 때문이라는 것이 이통사의 자화자찬이다.

미래창조과학부도 "가계 통신비가 연간 1조억원 이상 절감될 것"이라며 거들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국에 현수막까지 달았다. "새누리당이 가계 통신비 인하를 이끌어 냈다"는 현수막을 걸고 공약실현을 홍보하고 있다. 과연 이통사와 정부의 주장대로 데이터 요금제가 가계 통신비를 절약할 수 있는 묘책일까.

대다수 소비자들은 데이터 요금제로 통신비를 아낄 수 있을지 미지수다. 데이터 요금제의 기묘한 과금방식 때문이다. 이통사는 통신비 절감을 위해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매긴다고 홍보한다. 하지만 정작 가장 많은 소비자가 사용하는 4GB~5GB 데이터 구간에 대해선 요금제를 출시하지 않았다. 이 구간에 몰려 있는 대다수 소비자들은 실제 쓰는 데이터양보다 많은 6GB을 택하거나 한 단계 낮은 3GB를 택할 수 있다. 하지만 요금폭탄을 피하려면 어쩔 수 없이 위 단계인 6GB 요금제를 쓸 수밖에 없다. 낮은 요금제를 쓰면 요금폭탄을 맞을 수 있어서다. 소비자의 이용패턴을 이용해 윗 요금제를 쓰도록 꼼수를 부린 셈이다.

더욱이 데이터 요금제는 약정할인(2년간 의무사용 때 받는 통신비 할인)을 감안하면 소비자에게 손해다. 기존 요금제는 약정할인을 받으면 통신료의 25~30% 정도 줄일 수 있다. SK텔레콤의 기존 3만원대 요금제는 약정할인을 받으면 실제 납부요금은 2만6000원까지 내려간다. 약정할인이 없는 최저가 데이터 요금제 2만9900원보다 4000원 더 저렴하다. 통신사 입장에선 말 많은 약정할인을 없애고 4000원을 더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최신폰만 나오면 다른 이통사로 갈아타는 소비자들로 인해 노예계약을 강요하는 약정할인은 이미 효과가 거의 없는 상태다. 다만 음성 통화로 일을 하는 택배기사와 같은 소수의 이용자에게 데이터 요금제는 통신비를 줄일 수 있는 획기적인 방안이다. 

사정이 이런대도 이통사와 정부는 일부 이용자에게만 유리한 요금제를 전 국민의 통신비 절감할 수 있는 묘책인양 홍보하고 있다. 이통사들의 기막힌 한 수에 국민과 정부는 놀아나는 셈이다. 결국 호갱에서 벗어나려면 소비자가 스스로 현명해 지는 수밖에 없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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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호갱이 2015-06-10 08:40:59
참 나원, 5GB는 요금제가 없다고? 그래서 더 높은 것 쓰게 만드는..잔머리 통신사들 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