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돌담에 걸려있는 저 이정표는 어디를 가리키는 걸까. 헤르만 헤세가 생의 마지막 날들을 보내며 평화로운 자연 속에서 마침내 구원을 찾고 잠들었다는 곳 스위스 남부 몬타뇰라다. 자가 정여울은 이정표를 따라 <헤세로 가는 길>(아르테. 2015)를 걸었다. 책은 헤르만 헤세 작품 세계로 독자들을 이끄는 여행이다. 그중 한 대목이다.
헤르만 헤세는 여행광이자 독서광이기도 했다. 그는 끊임없이 책 속에서 영감을 얻었지만 책 자체가 궁극의 해답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책은 ‘해답’이 아니라 ‘질문’에 가깝다. 내 안에 무엇을 품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수 있는 다정한 질문 기계, 그것이 책이다. 헤세는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 어떤 책도 당신에게 곧바로 행복을 가져다주지는 못한다고. 하지만 책은 살며시 당신을 자기 내면으로 되돌아가게 한다고.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것은 우리 안에 있다. 책은 그런 우리 마음을 비추어보는 거울이다. ―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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