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일본 소설 <파일럿피시>(예문사. 2015)에 나오는 명문장이다. 책은 만남과 이별이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가졌는지를 묻는 소설이다.
꼬리를 물며 나타났다 사라져 가는 압도적이고 끝없는 인파를 바라보던 중, 왜 그랬을까, 갑자기 눈물이 솟구쳐서 도저히 멈출 수가 없었다.
이렇게
나는
우주를
가로지르고 있는 걸까?
닦고 또 닦아도 새로운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언제부터인가 내 안에 확실하게 싹터버린 소외감 같은 것을 너무도 리얼하게, 그리고 끔찍할 정도로 구체적으로 실감했다. 그것은 눈앞의 유리창이며, 그 너머에 있는 너무나 무관한, 그러나 가공할 만한 숫자의 인간들 모습이었다. 이렇게 나는 어쩔 도리 없이 그저 휘청휘청 우주를 가로질러 가는 걸까. 138~ 1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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