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역습, 게임은 자본이며 저항의 수단
게임의 역습, 게임은 자본이며 저항의 수단
  • 엄진희 기자
  • 승인 2015.05.31 22: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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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의 게임>, 닉 다이어-위데포드/ 그릭 드 퓨터 공저

부모들은 매일 아이들과 '게임 전쟁'을 치른다. 부모들은 아이들이 게임 때문에 폭력적으로 변화하고 현실감각을 잃어 버릴 것을 우려한다.

게임은 아이들에게 정말로 부정적일까. 폭력성을 부추기며 현실과 가상을 구별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정상적인 일상생활을 하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만 있을 까. 순기능은 없을까.

비디오게임은 이제 매출 규모나 영향력에 있어 할리우드 영화에 필적하는 산업이 됐다. 비디오게임은 더 이상 10대 남성들의 '하위' 문화에 한정되지 않는다.

'제국의 게임'에서 닉 다이어-위데포드와 그릭 드 퓨터는 비디오게임과 가상환경에 대해 급진적인 정치 비평을 한다. 저자들은 게임이 발달한 과정을 추적하고 게임 개발자와 이용자에게 미친 영향을 평가한다. 게임과 실제, 육체와 아바타, 스크린과 거리 간 관계를 묘사를 통해서 말이다. 

제국의 게임은 비디오 게임이 전 지구적 자본의 문화·정치·경제적 힘들을 구체화시키며 동시에 그에 대한 저항의 수단도 제공하는지를 보여 준다.

비디오 게임이 폭력적이고 남성주의적이며 파시즘적 주체를 재생산 한다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동시에 게임이 그렇게 수동적이기만 한 행위인가. 아니면 게이머들이 주체적으로 게임을 만들어가기도 하며 폭력적 세계를 다시 재정비하는 게임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맥도날드’라는 게임은 식당, 사령부, 푸줏간, 농장을 게임 속에 집어넣었다. 즐겁고 귀여운 것만 보여주는 타이쿤 게임의 가상적 단순함과는 달리 이 게임의 패스트푸드점 운영은 훨씬 현실적이다. 농장일은 “가축을 사서 최근 벌목된 숲에서 방목시키는 것”에서 시작된다. 저자들은 이러한 시도들을 20세기 초 노동 운동가들이 인쇄한 팸플릿, 21세기 네티즌들이 유지하는 저항적인 지성과 동일한 선상에 놓는다. 그래서 저자들은 게임행위는 체계를 움직이는 강력한 메커니즘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지비-퀘스트'라는 게임은 밴쿠버와 그 주변 지역의 생태학적인 사회적 외형을 시뮬레이션하는 게임이다. 이 게임은 게이머들이 “지역 경제발전과 환경 정책에 관해 조세 및 공기오염 수준에서부터 토지활용에 관한 구획 정하기, 교통, 실업 등에까지 이르는 범위의 변수들을 설정”하게 한다. 그런 뒤 그 지역이 2040년에 어떤 모습이 될지에 관한 모형을 생성한다. 이러한 “기능성 게임들”(serious games)은 게임 이용자들을 공공정책 형성에 참여시키는 역할도 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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