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자 정수복의 아이디어
사회학자 정수복의 아이디어
  • 김지우 기자
  • 승인 2015.05.18 17: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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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사회학자>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사회학자 정수복은 1980년대 7년간의 유학생활에 이어 2000년대 10년 간 ‘자발적 망명’ 생활을 했다. 그에게 파리는 제2의 고향이나 다름없을 터.

그는 독특한 현지 생활을 보냈다. 관광 명소 중심의 파리가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공간’으로서의 파리를 ‘겪었다.’ 주로 뒷골목이었다. 이를 보여주는 일화 하나가 있다.

최근 나온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문학동네. 2015)에 따르면 정수복은 2002년 파리에 살기 시작하면서 원대한 계획 하나를 세웠다. 5천 개가 넘는 파리 시내의 모든 길을 걸어다니겠다는 포부였다. 그는 매일 오후 파리의 스무 개 구(區)를 샅샅이 걸어다녔다.

“...서재의 책상 맞은 편 벽에 2만분의 2 척도의 파리전도를 붙여놓고 내 발로 직접 걸어다닌 길을 저녁마다 초록색 형광펜으로 칠하기 시작했다. 지도는 점차 초록색으로 물들기 시작해 몇 해가 지나자 온통 초록숲이 되었다. 딱 한 번 가본 길도 있지만 수백 번 걸어다닌 길도 있다.” 31쪽

벽에 붙여진 초록 지도를 볼 때 기분이 어땠을까. 닮고 싶은 아이디어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파리에 가야한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으리. 여기 서울, 아니 동네 주변에서도 얼마든 시도해 볼 수 있는 일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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