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범 감독 ‘산다’, 연극·영화계 실력파 캐스팅 뒷얘기
박정범 감독 ‘산다’, 연극·영화계 실력파 캐스팅 뒷얘기
  • 박진희 기자
  • 승인 2015.05.15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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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연, 이은우, 박희본 출연…캐스팅 이유도 제각각
▲ (사진=명필름 제공)

독립영화의 아이콘 박정범 감독의 신작 ‘산다’가 실력파 배우 캐스팅으로 영화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산다는 박정범 감독의 전작 ‘무산일기’의 바통을 받아 연극, 영화계 실력파 배우부터 오디션으로 발탁한 신예 아역과 박정범 감독 친 아버지까지, 리얼리티를 중시한 출연진들의 조화로 기대를 모은다

산다에서는 보통 캐릭터를 찾아보기 힘들다. 정신질환자, 지능이 모자란 사람, 인간성 상실자 등 모두 척박한 현실을 버텨내는 자신만의 방식을 갖고 있다. 이는 영화 속 인물들의 내면의 상처와 복잡 미묘한 감정을 사실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감독의 노력이었다.

먼저 주인공 정철(박정범)의 누나 수연 역의 이승연은 제13회 전주국제영화제 ‘숏!숏!숏’ 프로그램 중 하나로 제작됐던 ‘일주일’에서 박정범 감독과 호흡을 맞추며 ‘산다’에 합류했다. 황소 같은 눈과 어눌한 말투가 인상적인 명훈 역의 박명훈 배우는 이번 영화가 첫 스크린 데뷔작이지만 이미 연극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평소 남을 배려하는 습관이 몸에 밴 그에게서 순수하고 마음 여린 명훈 캐릭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정철의 애인 진영역의 이은우는 김기덕 감독의 ‘뫼비우스’에서의 강렬한 연기를 잊지 못한 박정범 감독이 먼저 프러포즈한 경우다. 실제 사석 술자리에서 남동생의 따귀를 때리던 한 여성이 기억에 남아있던 감독은 그 여성을 모델로 영화 속 진영 캐릭터를 만들었다는 후문이다.

평소 시트콤 등에서 밝고 명랑한 역할을 선보였던 박희본 배우의 캐스팅은 가장 의외의 결과였다. 갑의 위치에 있는 된장공장 강 사장의 딸 현경 역을 맡은 박희본 배우는 또렷한 발음과 자연스럽고 깨끗한 마스크 캐스팅에 주효했다.

현경의 아버지이자 된장공장 강 사장 역할에는 박정범 감독의 친아버지인 박영덕 씨가 참여했다. 박영덕 씨는 ‘무산일기’에서도 탈북자를 돕는 박 형사로 출연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영화에서 실제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된장 공장을 영화 촬영지로 제공하는 등 아들의 작품을 위해 지원사격에 나선 셈이다.

영화 산다는 가진 자들이 더 가지려고 발버둥치는 현실에서 더 이상 빼앗길 것도 없는 한 남자의 끈질긴 살 길 찾기를 그린 작품. 제15회 전주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제67회 로카르노 국제영화제 ‘청년비평가상’, 제29회 마르 델 플라타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 제25회 싱가폴 국제영화제 ‘특별언급상’, 제13회 피렌체한국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 등 20여개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을 이어가며 “올 해 가장 놀라운 작품”이라는 호평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는 5월 2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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