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당히 거절하는 법 ‘NO 반사신경’
당당히 거절하는 법 ‘NO 반사신경’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11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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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선의 <태도에 관하여>중에서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태도에 관하여>(한겨레출판.2015)는 ‘캣우먼’으로 잘 알려진 임경선의 에세이다. 삶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가? 그녀는 자발성, 관대함, 정직함, 성실함, 공정함이라는 다섯 가지의 태도에 관해 솔직하게 들려준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선택의 기로에서 수많은 고민을 하는 이들에게 든든한 조언이 된다. 다음은 거절이 어려운 이들에게 좋은 답안이다. 이를테면 거절 설명서라고 할까?

 ‘부탁이 부탁다우려면 몇 가지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부탁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아니면 도저히 해결 방법이 없을 때, 아무런 다른 대안이 없을 때, 부탁한 데에 대한 그 이상의 대가를 치를 각오와 부담감을 가질 때 하는 것이다. 부탁에 대한 무게와 신중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의 부탁이라면 들어줄 생각이 들겠지만 상대방이 너무 쉽게 내게 부탁하면 ‘저 사람은 도대체 뭘 믿고’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가 언제 그렇게 친했나 싶기도 하고, 심지어 ‘하찮은 부탁’처럼 표현할 때는 기분도 상한다.

  사람들은 ‘도와주고’ 싶지, ‘이용당하고’ 싶지 않다. ‘우리가 이렇게 가까운 사이인데 이 정도 부담 없는 부탁도 안 들어줘?’처럼, 부탁하는 사람이 너무 당당하면 노력은 내가 하면서도 만만한 인간 취급받는 것 같이 기분이 나빠진다. ‘이 정도 부탁은 당연히 들어주겠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부탁했다면 애초에 실수다. 사람들 사이의 상호 의존에 필요한 것은 섬세함과 세심함이다.

 역으로 거절을 할 때는 조금이 여지도 없이, 단칼에 거절하는 것이 좋다. 그러려면 ‘NO 반사신경’을 단련시켜야 한다. 몇 가지 거절 멘트 버전을 챙겨놓고 반사적으로 말하는 연습을 해본다.

 “미안해, 힘들 것 같아.” “그건 좀 곤란해.” “안 돼.”

 자꾸 하다 보면 별거 아님이 점점 몸으로 익혀지면서 자의식도 숨통이 좀 트인다. 악질적으로 하는 부탁이면 휘두르려는 냄새가 난다. 자꾸 찔러봐서 어디까지 찔러야 푹 들어갈까 잔인하게 시험한다. 본인들로서는 찔러봐서 밑져야 본전, 아님 말고다. 이렇게 압박감을 세게 느낄수록 상대의 부탁은 거절해야 마땅한 것임을 알아차리고 그럴 때일수록 뜸들이지 않고 뒤를 생각하지도 말고 당당히 거절을 했으면 좋겠다.’ (225~227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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