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명장면] 그림 속 저 여인은 누구?
[책속의 명장면] 그림 속 저 여인은 누구?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5.05.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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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 보인다>중에서

 

[북데일리=화이트페이퍼] 미술작품들을 볼 때면 ‘저 모델은 누구일까’ 궁금해질 때가 있다. 하지만 미술을 깊이 공부하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궁금증을 해소하기가 쉽지 않다. <그림이 보인다(How to Read Paintings)>(2015)는 미술작품의 구성과 형태, 재료와 분야 전반을 다루며 그림의 디테일까지 구석구석 살펴보게 하는 그림책이다. 15세기부터 21세기 명화들을 이 작품집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그림 보는 눈이’이 생겨날 것이다. 이 책에는 작품 속 모델에 대한 이야기가 들어 있는 그림을 보는 즐거움을 안겨준다.

 책에 따르면 이 작품은 에드워드 호퍼가 그린 그림이다. 에드워드 호퍼는 40대가 되던 무렵 독특한 작업 방식을 개발해 자신이 그리려는 주제를 그 현장에서 드로잉하곤 했다. 그른 이 작품을 위해서 52장을 그렸다.

이 그림은 두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관객에게 꿈이 제공되는 왼쪽과 딴 생각에 잠긴 듯한 안내원이 무료하게 서 있는 오른쪽이다. 그 당시 극장은 사람들의 궁전이었다. 이 곳은 녹색 스투코(치장 벽토)가 벽과 발코니 아래에 달린 세 개의 전구를 장식하고 있다.

책에는 오른쪽 안내원에 대한 해설을 곁들인다.

"유니폼을 입은 안내원은 딴 생각에 잠긴 듯한 얼굴을 한 손으로 괴고 있다. 이 자세는 로댕의 조각 <생각하는 사람>들을 떠올리게 한다. (중략) 당시 극장 안내원은 근무 중에 영화관람이 금지되었다. 그랬기에 우리는 그림 속 안내원의 얼굴에 어린 무료한 표정과 몽상을 이해할 수 있다. 한편 여자의 금발머리는 붉은 그림자가 드리운 조명 아래에서 윤기가 흐른다."-170쪽

그렇다면 미모의 안내원 모델과 관객모델은 누구일까. 저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이 그림을 위해 호퍼의 아내인 조(jo)가 관객과 안내원의 자세를 취해주었다.'  한 그림에 호퍼의 아내가 2번의 모델을 선 셈이다. 이런 에피소드를 알고 실제 미술관에 가서 이 그림을 본다면 훨씬 깊이 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이처럼 그림의 의미와 방법은 물론 작품에 창작과정까지 알 수 있어 미술에 쉽게 다가설 수 있도록 안내한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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