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을 영원으로 '정말 멋진 책'
순간을 영원으로 '정말 멋진 책'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5.06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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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매터의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순간을 포착한 사진은 그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마법이다. 사진에 담긴 순간 현재로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진을 찍는 건 아닐까. 특별한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지만, 돌아보면 모든 순간은 특별하다. 우리 주위의 흔한 환경 속에서 일상복을 입고 춤추는 무용수의 사진 <우리 삶이 춤이 된다면>(시공아트. 2013)은 그런 특별함이 담겼다. 책을 넘기는 순간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온다. 누구라도 따라 해보고 좌절할 것이다. 멋진 아이디어와 기획력에 박수를 보낸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우리를 끌어당기는 시간의 손을 느끼기 마련이고 목적지를 향해서 달려가게 된다. 가벼운 조깅처럼 시작된 일은 순식간에 전력 질주가 되고 만다. 그러나 우리는 빨리 달릴수록 그만큼 볼 수 있는 기회를 잃는다. 나는 십여 년의 세월을 전력 질주해 왔다. 그동안 커다란 보물은 몇 개 끌어모았지만 수없이 작은 보석들을 희생해 왔다. 나는 이제 작은 보석들을, 상을 얻기 위해서 정신없이 달려가느라 못 보고 지나쳤던 순간들을 소중히 여기고 싶다. 나는 길모퉁이를 돌아가면 상이 기다리고 있으리라 믿는다. 저 길모퉁이 너머에 상이 정말로 놓여 있다면 그것은 어디로 가지 않고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184쪽)

  생이 시작됨과 동시에 우리는 보고 듣고 소리 지르고 느끼고 자신을 인식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하고, 일을 배우고, 떠나고, 어디로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는 삶처럼 어떤 삶이든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니 이 얼마나 경이로운가. 기록이란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일이다. 그 방식이 사진이든, 글이든, 그림이든 말이다. 삶의 이야기가 춤이 되고 노래가 되고 그림이 된다. 삶의 이야기가 소설이 되는 순간, 바로 지금이다.

  사진을 보면서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던 이유는 고무줄처럼 늘어나는 듯 보이는 인간의 몸이다. 같은 포즈를 얼마나 많이 반복했을까, 살아 있는 표정을 위해 혼신을 쏟았기에 가능했을 장면들이다. 아름다운 사진을 만날 수 있어 행복하다. 정말 멋진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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