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얼굴이 모두 똑같다면?
사람들 얼굴이 모두 똑같다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5.04.03 08: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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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숙의 <새우눈 가족>

[화이트페이퍼-북데일리] ‘예쁘다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고, 개성을 간직한 얼굴이 사랑스러운 법이거든요.’ (작가의 말 중에서)

 예쁘다는 기준은 어디에 있을 걸까? 너도 나도 예뻐지려는 요즘, 아이들도 예쁜 사람들 좋아한다. 심지어 다양한 방송 매체를 통해 접하는 성형수술에 대한 두려움도 없다. 동화 <새우눈 가족>(좋은책어린이.2014)의 주인공 초등학교 3년 강지도 성형수술을 하고 싶다. 쌍꺼풀 수술 말이다. 아빠, 엄마, 언니 모두 새우눈이다.

 학교에서 친구들이 새우눈이라고 부르는 것도 정말 싫다. 체육시간에 피구를 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던지라고 놀려서 급기야 친구들과 다툰다. 새우눈, 들창고, 아프리카 토인 입술, 등 서로가 싫어하는 얼굴 부위를 대며 말이다. 그럴수록 강지는 더욱 눈이 커질 수만 있다면 뭐든 하고 싶다.

 엄마가 쌍꺼풀 접착제랑 테이프를 사주지 않자 강지는 셀로판테이프를 붙였다. 며칠이 지나면 진짜 쌍꺼풀이 생길 것 같았다. 그런 강지를 보고 친구는 며칠 후에 열리는 바자회에서 진짜 쌍꺼풀 테이프를 사라고 말한다. 선생님은 바자회에서 호떡을 구운 다음 케첩이나 소스로 우리 반 열일곱 명의 얼굴 호떡을 만들어 팔자고 하신다. 아이들은 얼굴의 불만스러운 부분을 그리는 게 싫다며 반대한다.

 “세상에는 엄청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어. 그 많은 사람들 중에 얼굴이 똑같은 사람은 한 명도 없단다. 쌍둥이도 조금씩은 다르잖니. 눈이 작거나 크고, 코가 납작하거나 뾰족하고, 얼굴이 쟁반처럼 크거나 손바닥처럼 작은 사람도 있어. 만약 사람들 얼굴이 모두 똑같다고 생각해 봐. 하나같이 너희들이 예쁘다고 생각하는 얼굴이라고 상상해 보렴. 그럼 정말 좋을까?” (48쪽)

 “오영이는 입술 덕분에 참 건강해 보여. 영지는 광대뼈가 솟아 있어서 야무져 보이고.” (51쪽)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반 친구들은 바자회에서 호떡에 자신의 얼굴을 그린다. 강지도 어쩔 수 없이 호떡에 얼굴을 그린다. 그런데 아역배우인 오빠가 강지의 작은 눈이 귀엽다고 말한다. 새우눈이 예쁘다니, 강지에겐 쌍꺼풀 테이프 따윈 필요 없다. 이제 강지는 자신의 새우눈이 자랑스럽다.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예쁜 동화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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