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으로 감상하는 <간송 미술관>
책으로 감상하는 <간송 미술관>
  • 정지은 기자
  • 승인 2015.03.10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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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장의 저서 <간송미술 36>

[북데일리] 해마다 관람객들이 미술관 앞에서 수백 미터 줄을 선다. 이 말을 하면 간송미술관을 떠올릴 것이다. 간송은 우리의 귀중한 미술품을 수집한 전형필 선생의 호다.

<간송미술 36>(컬처그라퍼. 2014)은 간송미술관의 연구실장인 저자 백인산이 천여 점이 넘는 간송의 소장품 중에서 고른 작품 비평이자 안내서다. ‘조선시대의 문화와 예술, 사람들의 삶과 정신’을 주제로 선정했다.

김정희와 김홍도, 정선 뿐 아니라 낯선 화가의 그림을 마주하는 기쁨이 있다. <고매서작(늙은 매화나무에 앉은 까치)>의 주인공 조속(조선중기 화가)이 그 한 명이다. 끼니를 잇지 못했지만 흐트러짐 없는 삶을 살았다. 일생을 자유인으로 살면서 문학과 예술로 일세를 풍미했다고 한다.

"<고매서작>은 품격과 의취, 기량 어느 쪽으로 보아도 조선 중기에 문인화가들을 중심으로 유행했던 수묵사의화조화 중 단연 첫손가락에 꼽아야 할 작품이다." 69쪽

익히 알던 그림이 저자의 세밀한 관찰을 통해 새롭게 탄생한다. 예를 들어 정선의 <서과투서>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전한다.

“잘 익은 수박 살을 훔쳐 먹고 있는 쥐와 밖에서 망을 봐주는 쥐들의 묘사가 정확하고 세밀하다. 자세와 눈동자를 통해 두 마리 도둑 쥐의 속내까지 읽어 낼 수 있을 정도이다. 125쪽

이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면 미소가 지어진다. 그림에 대한 글 자체도 유려하다. 이 밖에 신사임당 그림에 얽힌 '난제' 등이 호기심을 자아낸다. 간송미술관을 못 가본 이들이라면 책으로 안타까움을 달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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