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선비 정신 살아있는 충남 서천
순백의 선비 정신 살아있는 충남 서천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4.12.15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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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모시 유명...겨울 철새 군무 장관 이뤄

[북데일리] “군자는 생각하는 바가 있나니 / 세 번 생각하고 또 세 번 겸하면 / 마음속이 아주 밝디 밝아져서 / 스스로 천지와 가지런해지리 / 중용에서 천명을 기술했으되 / 이것이 곧 행로의 지남침이거니 / 깊이 생각하여 소홀치 말아야만 / 기상이 바야흐로 우뚝해질 게고 / 게을러서 속이 텅 비어 무지하면 / 후일에 의당 스스로 부끄러우리 / 주일하여 경 자를 굳게 지키면 / 맑은 물에 하늘이 비친 듯하리” <목은시고 제15권>, ‘군자유소사(君子有所思)’중에서

한산모시로 유명한 충청남도 서천은 금강 하구에 자리하고 있어 자연환경도 아름답다. 충청 서남부에 위치해 있고 전북 군산시와 접해 있다. 특히 가창오리, 청둥오리, 검은머리 물떼새 등 희귀종의 겨울철새가 날아들어 장관을 이룬다. 지난주 12일(금)과 13일(토) 이 자연 경관처럼 선비정신이 오롯한 서천 지역 스터디 투어를 다녀왔다.

방문 당일 ‘금강 하굿둑 관광지’를 시작으로 ‘조류생태전시관’과 ‘국립생태원’, ‘한산모시관’을 방문했다. 그 중 30만평 규모의 국립생태원에서는 우리나라의 숲과 습지 뿐만이 아니라 기후대별 다양한 생태계까지 5,400여종의 동,식물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에코리움내 극지관에서 볼 수 있는 펭귄들은 관램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 국립생태원 내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돼 있는 한산모시. 한산모시관에서는 우리 고유의 직조기술을 전승, 보전하고 있다. 한 올 한 올 장인들의 세심한 수작업과 정성으로 만들어 지고 있는 모시는 좀 더 다양하고 실용적이며 현대적인 상품으로 개발될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이튿날 방문한 문헌서원(文獻書院)에서는 순백의 함박눈이 쏟아져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겼다. 이 서원은 고려말의 대학자 가정 이곡(李穀)과 목은 이색(李穡)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위패를 모신 곳이다. 조선 선조 27년(1594년)에 건립되었고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광해군 3년(1611년)에 ‘문헌文獻’이라는 사액(賜額)을 받았다. 이후 이종학, 이자, 이개를 추가하여 다섯 분을 함께 모시고 있다. 충남문화재자료 제125호 이다.

서원은 선현의 뜻을 기리는 제사의 공간이다. 더불어 학교, 도서관, 출판의 일을 동시에 수행하던 곳이기도 하다. 문헌서원은 크게 두 공간으로 나뉜다. 하나는 강당과 진수당, 서재가 배치된 강학 공간이다. 다른 하나는 강학공간 뒤 한단 높은 대지에 사당을 배치한 묘당 공간이다. 전형적인 전학후묘(前學後廟)의 형식을 따르고 있다.

외삼문을 들어서면 뜰이 있고, 들을 앞에 두고 강당과 서재가 있다. 강당은 전면을 향하고, 서재는 강당 옆에서 담을 따라 직각 방향으로 배치되어 있다. 서원 주변으로는 사시사철 고즈넉하고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져 언제든 방문하기 좋을 듯 싶다.

▲ 진수당(유생들이 모여 강학이나 강회를 하던 공간)의 현판
▲ 서원 내부에서 본 진수문 (서원의 입구)
▲ 존양재(동재; 유생들이 거처하며 공부하는 기숙사)
▲ 수각(한산 소곡주 발원 샘)과 설경

그 외 내년 초 개관 예정으로 현재 시험 운영 중인 ‘국립해양생물자연관’의 현대식 시설과 다양한 전시물들도 그 규모에 감탄을 자아냈다. 1층 전시장을 들어서면 볼 수 있는 상징조형물 ‘seed bank'. 이곳에는 우리나라에서 서식하는 해양생물 표본 5천여 점을 전시하고 있다. 이 전시관은 관람객들에게 해양생명자원의 중요성을 일깨워 줄 수 있는 훌륭한 공간이 될 것이다.

▲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끝으로 서천에는 우리나라 4개 갈대밭 중의 하나로 꼽히는 신성리 갈대밭이 있다. 영화 ‘JSA공동경비구역’, 드라마 ‘추노’, ‘자이언트’ 등의 촬영지로 유명하다. 특산물로는 ‘서천김’이 있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뒤끝이 없는 서천의 전통주 ‘소곡주’도 맛보기를 권한다. 특히 한국의 최초 성경 전래지인 마량진포구는 연말 해넘이와 새해 해돋이를 보기에도 안성맞춤 이다. 연말연시 멀리 동해나 남해로 힘겹게 해맞이를 가는 대신, 가깝고 아름다운 서천으로 발길을 돌려도 후회하지 않을 듯 싶다. <정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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