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이상의 깜짝놀랄 새집
상상이상의 깜짝놀랄 새집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2.02 14: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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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건축가 새들의 집짓는 기술

[북데일리] 동물들의 집짓기는 다양하다. 땅 속에 집을 짓는 두더지, 물가에 집을 짓는 비버, 허공에 집을 짓는 거미, 육각형의 정교한 집을 짓는 벌 등등. 이처럼 동물의 집짓기는 생태친화적 건축이론들의 보고이다. 동물들 중 구름처럼 가벼운 몸과 바람처럼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새들은 어떤 집을 짓고 살까?

<신기한 새집 이야기>(스즈키 마모루 글·그림. 김해창 옮김. 사계절. 2012)는 놀라운 자연의 모습이 깃든 새집 19종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지식정보 그림책이다. 저자는 새 둥지 연구가로 20여 년간 숲에서 생활하며 오직 새집만을 관찰하고 연구했다. 저자의 열정과 노력, 지식과 경험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특별한 책이다.

먼저 동남아시아에 사는 바야베짜기새의 집이 소개되어 있다. 잘게 자른 야자 잎을 얽어서 바구니 모양으로 집을 만들었다. 보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구조다. 대바구니처럼 보이기도 하고 조롱박처럼 보이기도 하고 임신한 사람의 배 모양처럼 보이기도 한다.

신기한 이 새집은 ‘다 막혀 있는데 어떻게 새가 살까?’ 싶지만 뒷모습은 공개되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바람에 집이 흔들려도 알이 밖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벽을 만들고 알이 깨지지 않도록 둥지에 부드러운 식물을 깔아 놓는다. 이 새가 이런 집 모양을 만드는 것은 뱀이나 원숭이 같은 동물들에게서 새의 알과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물가의 높은 나뭇가지 끝에 집을 지어 다른 동물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한다. 사람들은 집을 지을 때 설계도를 보고 짓는데 새들은 본능적으로 집을 만들어내는 천재건축가이다.

또다른 새집은 역시 동남아시아에 사는 긴꼬리재봉새의 집이다. 마치 붕대로 감듯 새집을 지었다.

긴꼬리재봉새는 먼저 부리로 잎에 구멍을 뚫어, 거미줄로 꿰매 둥그렇게 만들어요.커다란 잎 한 장을 둥글게 말거나, 잎 두 장을 샌드위치처럼 겹쳐 둥그렇게 만들지요. 그리고 그 안에 식물의 섬유로 컵 모양의 집을 지어요. 이렇게 집을 만들면 빗물이 튀어 바깥 잎이 젖어도 안쪽에 있는 알이나 새끼는 젖지 않아요. 게다가 나뭇잎에 가려 적의 눈에 띄지도 않지요. -12쪽~13쪽

오목눈이새는 위장술의 대가이다. 굵은 나뭇가지 사이에 집을 지어 마치 가지의 일부인양 자연스러워 다른 동물들로부터 새집을 지킬 수 있다. 오목한 집은 항상 훈훈하다. 오목눈이 새는 새둥지에 1000장도 넘는 다른 새의 깃털을 주워 와서 둥지에 카펫처럼 깔아두기 때문이다. 이 많은 깃털 덕분에 알이나 새끼가 따뜻하게 지낼 수 있다. 신기하게도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추위를 막아내고 있다.

많은 새들이 집을 지을 때 필요한 건축자재가 바로 거미줄이다. 많은 새들이 거미줄을 접착제처럼 사용하여 집을 짓고 있다. 호주동고비는 거미줄을 접착제로 이용해서 나뭇가지에 집을 짓는다. 그러면 집이 마치 나무의 일부처럼 보여서 적을 속일 수 있다. 그리고 긴꼬리 재봉새, 개개비사촌, 벌새는 잎을 꿰매는 실로 사용한다. 새들의 거미줄 사용법은 스파이더맨이 울고 갈 정도로 실용적이다.

이 그림책은 사진보다 세밀하고 따스한 그림을 통해 새집을 만드는 과정은 물론, 새집의 구조, 새집의 모양 등을 세세하게 엿볼 수 있다. 아파트나 빌라 등 비슷비슷한 집구조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겐 새들의 개성있는 집짓기 실력이 놀랍다. 특히 새끼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려는 부모새들의 자식 사랑에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 책은 ‘초등학생이 보는 지식정보그림책’으로 되어 있지만 어른들이 보아도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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