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기지마, 트라우마는 원래 없어
웃기지마, 트라우마는 원래 없어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11.28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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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운 교수의 추천 <미움받을 용기>

‘이 책은 여타의 자기계발서와는 다르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책이 좋은 책이다. 이 책은 좋은 책이다.’ (김정운의 추천사 중에서)

[북데일리] <추천> 기시미 이치로·고가 후미타게의 <미움받을 용기>(인플루엔셜. 2014)는 심리학자 알프레드 아들러 심리학을 기반으로 행복한 삶을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다.

책은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를 통해 행복의 주제에 다가간다. 청년이 묻으면, 철학자가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신 답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둘 사이에 첨예한 논쟁이 펼쳐진다.

일단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 제목부터 범상치 않다. 저자는 미움 받을 용기가 행복의 한 방법이라고 제시한다. 도발적이지 않은가. 사실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상식을 상당히 뒤엎고 있다. 때문에 일부 독자들은 읽으며 고개를 갸우뚱하거나 불쾌해 할지 모른다. 이를테면 ‘트라우마’에 대한 내용이 그것이다.

요즘에 트라우마란 말은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다. 대다수가 트라우마란 말을 입에 올린다. 즉 과거에 겪은 상처의 충격이 현실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러나 책 속의 철학자는 아들러의 이론을 인용해,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가 성공이나 실패의 원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이는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을 전면 부정하는 것이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이 결정하는 것이다.”(37쪽)

쉽게 말하면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의 수단화나 합리화가 영향을 준다는 식이다. 예를 들어 은둔형 외톨이가 외출을 하지 않는 이유는 과거에 겪은 어떤 상처가 아니라 외출을 하지 않는 게 목적이 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책에는 이처럼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상식으로 보면 논란이 될 내용이 적지 않다. ‘과제 분리’ 이론도 그 중 하나다. 예컨대 부모가 아이에게 공부를 하라고 했을 때, 자식은 하기 싫을 경우 거부하는 쪽이 낫다. 그것은 부모의 과제이지 자식의 과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책 속의 철학자는 이렇게 묻는다.

“수많은 부모는 ‘너를 위해서’라고 말한다. 하지만 진짜 ‘너를 위해서’일까? 부모인 ‘나를 위해서’는 아닐까?“

부모로서는 허를 찔린 기분이 들 터. 독자가 이 책을 읽을 때 느끼는 감정이 그렇다. 이 밖에도 ‘인정욕구는 부자유를 강요한다’는 내용도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우리는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삶의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고 여기지 않는가.

그렇다면 이 책이 ‘미움받을 용기’를 주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아들러는 ‘인간의 고민은 전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고 설파한다. 어떤 종류의 고민이든 거기에는 반드시 타인과의 관계가 얽혀 있게 마련이며, 따라서 행복은 인간관계로부터의 벗어나는 데 있다는 것. 결국 다음과 같은 결론이 도출된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이길 원하는 사람은 타인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타인에게 ‘미움 받을 용기’를 가져야만 비로소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진다.”

아마 독자들은 청년의 입장에 서서 책속의 철학자와 싸우는 느낌이 들 것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상당부분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럼으로써 이 책을 읽은 누군가가 했다는 다음 소감에 동의할 것이다.

“지금까지의 가치관을 근본부터 흔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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