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잔소리 속의 숨은 뜻
엄마의 잔소리 속의 숨은 뜻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1.20 11: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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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책 <잔소리 붕어빵>

[북데일리] 보건복지부가 지난 4일 발표한 ‘2013년 전국아동실태조사’를 발표했다. 전국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우리나라 아동들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을 받아 OECD국가 중 꼴찌였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까? 혹시 그 원인이 어른들의 지나친 욕심과 강요에 있지는 않을까?

<잔소리 붕어빵>(최은옥 글.이영림 그림.푸른책들.2014)은 따뜻한 판타지적 전개를 통해 서로의 마음에 상처만 주는 ‘가짜' 잔소리 대신 마음과 마음을 이어 주는 ‘진짜’ 잔소리를 나누어야 함을 일깨워주는 창작동화이다.

엄마의 잔소리에 지친 병찬이는 수상한 붕어빵 아저씨로부터 ‘거꾸로 잔소리 붕어빵’을 건네받는다. 의심 반 기대 반으로 엄마에게 붕어빵을 내밀자 엄마는 거짓말처럼 병찬이라 듣기 좋아하는 잔소리만 하게 된다. 한동안 엄마의 거꾸로 잔소리 덕에 즐겁기만 하던 병찬이는 어느 순간 자신을 진심으로 걱정하고 배려하던 잔소리쟁이 엄마가 그리워진다.

병찬은 엄마의 따뜻한 잔소리 그리워 ‘거꾸로 붕어빵’ 아저씨에게 예전의 엄마모습을 찾게 해달라고 말하자 아저씨가 처방전을 일러준다.

“앞으로 열흘 동안 하루에 열 가지씩, 열흘 동안 잔소리를 해야겠구나, 그러면 지금의 엄마가 차츰 변해서 열흘 째 되는 날은 완전히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거다. 그땐 네가 듣고 싶어하는 잔소리도 들을 수 있을 거야.”-64쪽

병찬이는 엄마에게 시시콜콜 잔소리를 해댄다. 하지만 잔소리도 사랑이 없으면 하지 못한다는 걸 깨닫는다.

<잔소리 붕어빵>은 비슷한 제재로 그동안 우리 아이들의 인기를 독차지해 온 외국 동화 <잔소리 없는 날>과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의 경쟁작이 될 만한 ‘잔소리 동화’이다. 이영림 작가의 재기발랄한 삽화까지 더해져 이 책을 한층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양치해” , “빨리 일어나”, “학교 빨리 가!”, “학습지 풀었어?” 등등. 어른들의 잔소리는 아이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내뱉은 영양가 ‘0“의 잔소리가 대부분이다. 습관처럼 던지는 날카로운 잔소리들은 무방비상태인 아이들의 마음에 콕콕 박혀 상처를 남긴다. 대신 사랑의 잔소리는 붕어빵 속 팥앙금처럼 달콤하다. 아이들을 성장시키는 영양만점 성장촉진제가 된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어린 독자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읽어야 할 작품이다. 아이들은 부모님의 진심어린 사랑과 마음을 들여다보고, 어른들은 아이들의 가슴에 들어찬 잔소리에 대한 부담감과 답답한 마음을 깊이 이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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