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과 동거하며 벌어지는 일
곰과 동거하며 벌어지는 일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1.13 15: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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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의 심각성을 일깨우는 그림책

 

[북데일리] 미국의 재활용마크는 뫼비우스의 띠 모양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접고 접으면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다.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지 않고 다시 사용하면 훌륭한 물건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쓰레기를 함부로 버리면 뫼비우스의 띠가 되어 공기를 오염시키고 땅을 오염시키고 바다까지 오염시킨다. 인간의 생명까지 위협한다. 환경 교육은 어렸을 때부터 배워야할 필수과목이다. 아이들에게 좀더 이해하기 쉽고 피부에 와 닿게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왜 내가 치워야 돼>(정하영 글.그림. 책속물고기.2014)는 곰이 한 집에 살면서 쓰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즐리와 그리는 사이좋은 친구다. 이런 둘 사이가 삐걱거린 건 바로 쓰레기 때문이다. 그리는 어지르기만 하고 귀찮다는 이유로 치우기를 싫어한다. 즐리는 늘 혼자서 치우고 정리하다가 그만 지치고 만다.

각자의 방은 각자가 치우기로 결정했지만 그리는 여전히 손가락 까닥도 하지 않는다. 그러자 즐리는 이제 자기 방을 치우는 것도 포기해버리고 요리도 하지 않고 인스턴트 식품만 사다 먹는다. 결국 집은 쓰레기더미가 쌓였다. 이렇게 더럽고 냄새 나는 집에서 줄리와 그리는 살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할까?

산더미같은 쓰레기를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린 작가의 노력과 표현력이 놀라웠다. 아이들에게 쓰레기의 위험성을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잘 담겨 있다. 딱딱하고 지루한 환경오염의 문제를 두 마리의 곰을 통해 재치있고 기발하게 나타내고 있다. 아이들과 숨은그림찾기 해도 재미있을 것 같다. 과자, 라면, 생선가시, 일회용접시, 음료수병, 쓰레기, 의자 등등.

스토리의 반전도 흥미롭다. 줄리와 그리가 쓰레기오염의 심각성을 깨닫고 재활용 분리함에 버릴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홍수가 와서 쓸어가 버리는 내용과 낚시로 잡아 온 커다란 물고기 속에서 즐리와 그리가 버린 쓰레기가 폭발하는 이야기는 상상력이 넘친다. 그만큼 보이지 않는 바다 속도 오염이 심각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

각종 일회용품과 인스턴트 식품, 함부로 낭비되는 종이, 화학세제 등은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나만 편하면 되지', '귀찮으니까 대충 하자', '나도 안 할래'하는 마음이 불러온 괴로움과 불편한 뒷이야기는 사실 하나 뿐인 지구에 사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귀찮아서, 그냥 편하니까 무심코 사용하는 일회용품들은 어느새 쓰레기가 되어 우리에게 돌아오고, 이기적인 마음 때문에 쌓인 쓰레기가 산더미가 됩니다. 환경보호라는 무거운 이야기를 게으른 그리와 줄리의 이야기를 통해 어린이들이 재미있게 읽었으면 좋겠습니다."-작가의 말 중에서

왜 내가 치워야 돼(물고기그림책 21)(양장본 HardCover) 도서 상세이미지

사진출처: 교보문고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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