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 범죄자 유형 분석법
FBI 범죄자 유형 분석법
  • 오명호
  • 승인 2014.10.20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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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내 가족을 지키는 지식

[북데일리] “우리에겐 스스로를, 가족을, 그리고 공동체를 안전하게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 319쪽

신간 <위험한 사람들>(2014.리더스북)은 심리학 책이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나 심리학자가 아닌 FBI 프로파일러가 쓴 책이다. 저자의 직업이 말해주듯 책은 범죄자들의 심리를 다뤘다. 그런 면에서 범죄 스릴러라고도 할 수 있다. 책은 위험한 사람들의 유형을 분석하고, 그들로부터 우리 스스로를 지켜내는 비법을 전해준다. FBI 프로파일러의 40년 경험이 녹아 든 결과물이다.

저자는 위험한 사람들의 유형을 4가지로 분류한다. 나르시스트 유형, 감정적으로 불안한 유형, 편집증 유형, 포식자 유형. 이들은 모두 사람들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인물들이다. 충격적인 사실은 그들이 뉴스나 영화 속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놀랍게도 저자는 위험한 인물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다고 말한다.

“그들은 이웃이나 친구, 상사, 연인, 배우자, 친척, 혹은 부모일 수 있다. 또는 공동체 지도자이거나 우리의 교육과 돈, 건강,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전문가일 수도 있다. 범죄와 고통은 여러 가지 얼굴로 다가온다. 절대 요란하게 깃발을 흔들고 호루라기를 불면서 “준비하세요. 내가 갑니다!”라고 외치는 법이 없다.” 19~20쪽

예컨대 나르시스트 유형은 스스로 완벽하다고 믿는 사람이다. 문제는 의견이 다른 상대를 비난한다. 감정적으로 불안정한 유형이라면 비난에 지나치게 예민하다. 즉각적으로 공격을 퍼붓는다. 포식자들 역시 자신들에게 문제가 있다는 지적은 절대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며, 오히려 그런 조언에 폭력적으로 돌변한다. 편집증 유형은 가장 심한 편에 속한다. 그럴 경우 상대를 ‘적’으로 간주하고, 앞으로 계속해서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이다.

어떤 이는 이러한 사람들을 대화로 풀 수 있다고 말한다. 오히려 단호하게 대처하는 사람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지 그래’ 라며 나무라기까지 한다. 하지만 저자는 이에 대해 강력하게 꾸짖는다. 그런 일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고 장담한다.

“위험한 사람들은 인격과 성격적 결함을 안고 있다. 그건 그들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다.” 290쪽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주변 인물들을 무턱대고 의심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다행히 친절하게도 책에는 유형별 체크리스트가 수록되어 있다. 각 유형별 150항목 내외로 구성되어 있는 이 방식은 점수별 특징을 통해 인물의 유형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위험한 사람을 파악했다면 그 다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책에는 자신을 지키는 구체적인 방법이 소개되어 있다. 좋아 보이는 것과 좋은 것을 구분하기, 공간과 거리를 통제하기, 감정선 자르기 등. 일상적으로 할 수 일에서부터 위험한 유형에 대처하는 구체적인 프로세스까지 상세히 소개하고 있다.

무엇보다 위험에 노출되었을 때는 초동조치가 중요하다. 저자 역시 그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가장 먼저 ‘뜨거운 물 속 개구리’ 이야기를 꺼낸다. 자신의 위험을 인식하지 못한 채 미지근한 물 속에서 서서히 죽어 가는 개구리. 우리도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다. 자신의 위험을 재빨리 인식하지 못하는 게 가장 위험하다. 이것이 저자가 희생자들과의 면담에서 가장 안타까웠던 부분이라고 토로한다.

책은 다소 삭막함을 느끼게 한다. 읽다 보면 저도 모르게 주변 사람들을 삐딱하게 돌아보게 만든다. 좀 불편한 관계라고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하다. 현실의 팍팍함, 삶의 위태로움을 상기 시킨다. 하지만 한편으론 그럼으로써 나와 내 가족의 삶을 지켜낼 수 있다면 그보다 값진 일이 또 있을까 싶다. 별의 별 사람 다 겪어야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더없이 필요한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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