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스 디킨스의 유별난 종이사랑
찰스 디킨스의 유별난 종이사랑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10.15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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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언 샌섬의 <페이퍼 엘러지> 중에서

[북데일리] 전자책이 등장하면 종이책이 사라질 거라는 예측이 많았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독자들이 종이책을 선호한다. 전자책이 주는 편리함보다 종이책을 향한 애정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영국의 소설가이자 비평가인 이언 샌섬의 <페이퍼 엘러지>(반디. 2014)도 종이를 향한 찬가라 할 수 있다. 우리 생활에 밀접한 종이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다음은 찰스 디킨스와 종이에 대한 부분으로 무척 흥미롭다.

 ‘디킨스의 글씨체는 사납고 맹렬하고 호전적이고 마치 으르렁거리는 것 같아서 글씨체를 보면 무엇이든 어디에서든 누구를 위해서든 글을 썼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지를 주면 상표를 붙이고. 디킨스는 소설을 집필할 때는 거친 파란색 종이를 쓰곤 했는데 워런 구두약 단지를 감싼 파란 종이와 비슷한 것이었다.

 디킨스는 파란 종이를 반으로 찢어, 빠르고 자신 있는 필치로 한쪽 면에만 글을 썼다. 가끔 뒷면을 교정과 보충용으로 쓰기도 했다. 디킨스는 편지에서 “무수히 많은 작은 종이에 끼적이고 계획을 짜고 메모를 한다.” 고 말했다. 이런 종이들을 디킨스는 영수증이나 꼬리표를 부르듯이 ‘종이쪽’이라고 불렀다.

 이 종이쪽들이 엄청나게 많은 인물들이 쌓인 적재장을 이루면서 여기에서 인물을 골라서 쓸 수 있었다. (아르노 슈미트와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도 종이쪽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상자를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인덱스카드를 짜 맞추어 소설을 만들었다고 한다.) (132~133쪽)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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