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이 뭐길래...세태 풍자하는 동화
왕관이 뭐길래...세태 풍자하는 동화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10.12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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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치있고 상상력 넘치는 그림책

[북데일리] 요즘은 그림책을 보는 어른들이 늘어 나고 있다. 그림책 전문점이 생길 정도로 그림책을 보는 사람들도 많이 늘고 있다. 그림책은 어린이이 책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사회, 문화적인 이야기도 그림책을 통해 읽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그림책은 아이, 어른, 어르신 할 것 없이 세대를 초월하여 소통할 수 있는 예술로 자리 잡고 있다.

<어쩌다 여왕님>(마르코 소바 그림. 책읽는 곰.2014)는 개구리사회에서 왕관 때문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독특하고 매력적인 우화이다. 이 책의 글을 쓴 다비드 칼리는 우리에게 <나는 기다립니다....><적>등 그림책으로 친숙한 작가이다.

“참방!”. 평화롭던 개구리 연못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개구리들은 연못으로 뛰어들어 그 물건을 찾았다. 한 개구리가 머리에 반짝이는 왕관을 쓰고 나왔다. 그리고 개구리여왕이 되었다.

여왕은 다른 사람과 말도 안하고 발을 물에 적시지도 않고 힘든 일도 안하고 통통한 파리만 먹으며 명령만 내린다. 그 이후 다른 개구리들은 여왕과 신하를 위해 파리를 잡아 바치느라 늘 피곤했고 연못의 평화는 깨졌다. 연못에서 왕관을 가장 빨리 찾았다고 해서 여왕이 되는 부당한 사회에서 개구리들은 점점 지쳐간다. 그러던 어느 날 다이빙 대회에 참가한 여왕은 왕관을 잃어버린다.

<어쩌다 여왕>님은 사회 풍자적이면서도 그림책다운 순수함을 잃지 않는 재치있는 이야기와 우아한 그림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는 그림책이다. 개구리들의 사회에서 벌어진 사건에 빗대어 조금은 무거운 주제를 다루면서도 이 모든 일이 실은 연인 사이의 소소한 다툼에서 기인했음을 밝히면서 따뜻한 키스와 낭만적인 청혼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 작가의 재치가 돋보인다. 상상력이 넘치는 따뜻한 그림들도 웃음을 준다.

“연못에는 개구리들이 살았지요. 개구리들은 딱 개구리들이 할 만한 일을 하며 지냇어요. 뜀뛰기도 하고, 파리도 잡고, 낮잠도 자고, 잠자리와 장난도 쳤지요.”

이 책의 첫 장에 나오는 글이다. 하지만 그림은 개구리들은 연못 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이야기를 나누고, 그림을 그린다. 글과 그림이 따로 놀고 있다. 그림책이 가진 매력이다.

반지를 찾으러 물고기들이 조명을 켜고 다니는 장면이나 ,연못에 비친 남녀의 청혼 장면, 연잎 위에서 낭만을 즐기는 개구리들의 모습, 수생식물과 물고기 등, 재치있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이 책을 번역한 작가는 가요계의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싱어송 라이터 루시드 폴(본명:조윤석)이다. 그는 음악을 더 깊이 이해하고자 포루투칼어를 익혔다. 지금은 제주도에 정착한 뒤 일 주일에 한 번씩 학교에 가서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노래 만드는 이의 감각이 묻어나는 운율이 느껴지는 문장은 이 책이 가진 큰 장점이다. 소리 내어 읽어보면 눈으로 읽을 때와는 또 다른 정서를 느낄 수 있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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