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이야기의 관건은 캐릭터
멋진 이야기의 관건은 캐릭터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9.09 11: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 메뉴얼

[북데일리]“내 이야기를 쓰면 소설로 12권은 될 것이다”. 어르신들이 하시는 말씀이다. 그래서일까? 요즘 자서전쓰기 열풍이 불고 있다. 문화센터나, 도서관, 개인코치, 그리고 블로그를 통해 자서전을 쓰고 있다.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처럼 생생하고 감동적이고 드라마틱한 이야기가 또 있을까?   하지만 사람들의 자서전을 읽다보면 지루할 때가 많다. 이야기는 괜찮은데  밋밋하기 때문이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게 된 요즘 자서전에 개성있는 캐릭터를 살린다면 자서전이나 평범한 이야기도 소설처럼 흥미롭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요즘 출간된 <캐릭터 만들기>(오스카에이지. 바이북. 2014)가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책은 <스토리 메이커>, <이야기 체조>의 저자가 쓴 책으로 작품의 캐릭터를 만들기 위한 6가지 이론과 실습을 담고 있다.

캐릭터와 이야기는 바늘과 실처럼 함께 움직인다. 매력적인 작품에는 매력적인 캐릭터가 있다. 저자는 캐릭터에도 일정한 법칙이 있음을 강조한다. 즉 캐릭터는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 안에서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므로 캐릭터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 책은 아바타, 가족 로망스, 라이너스의 담요(이행 대상), 성흔, 그림자 등 흥미로운 개념으로 캐릭터의 유형을 말한다. 그중에 5강에 소개된 주인공을 모험에 나서게 하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실제로 작품을 만들어 보면 알겠지만, 고집 세고 감정적이며 눈앞의 목적을 향해 무작정 뛰어드는 미드<24>의 잭 바우어 같은 캐릭터가 아닌 이상, 주인공은 그리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 나 역시 주인공을 움직이는 것이 어렵다. 내가 만드는 주인공들은 내가 잠시만 신경을 안써도 정말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 주인공 아마미야 가즈히코가 죽어도 ‘다중인격 탐정 사이코’의 스토리가 문제없이 흘러가는 걸 보면 주인공이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말하면 작가가 그냥 멍하게 있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거듭 말하지만 주인공은 본래 스스로 움직이지 않는 법이다.-143쪽

우리가 이야기를 읽다보면 주인공은 스스로 행동하지 않는다. 주인공은 누군가에게 미션을 의뢰받거나 본인의 의지와 관계없이 사건에 휘말리면서 이야기의 중심인물이 되는 패턴이 흔하다. 예를 들면 ‘빨간모자’가 그 구조를 가지고 있다. 빨간모자는 할머니한테 음식을 전해달라는 어머니의 의뢰를 받아 출발하고, 늑대의 방해를 받고, 사냥꾼에게 도움을 받는다.  이렇게 주인공은 이야기의 발단에서는 수동적으로 ‘출발’하면서 주인공의 캐릭터가 만들어진다.

이 책의 특징 중 하나는 각 장 말미에 워크숍을 실어 그 방법을 매뉴얼로 익힐 수 있도록 했다. 워크숍은 과제와 작례 및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어 캐릭터를 만드는 기초능력을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

요리학원에 가면 요리를 배우는 사람이 넘치고 도서관에 가면 책 읽는 사람들이 넘친다. 그들은 장금이나 도스토예프스키같은 작가가 되려고 배우는 사람은 드물다. 재미있어서 배우는 것이다. 이야기 창작도 마찬가지다. 소설가나 문학가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냥 좋아서 배우는 것이다. 어떤 목적이 없이도 재미로 배운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시대이다. 작가 수업을 받지 않았어도 글쓰기를 배우지 않았어도 평범한 사람들도 이야기를 만들어 내며 행복을 느끼고 있다. 이야기는 혈액순환처럼 우리의 삶을 건강하게 유지시켜주는 인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이수진 시민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