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3000킬로 산란 여행‘ 장어의 힘
[책속의 지식] ‘3000킬로 산란 여행‘ 장어의 힘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4.08.11 1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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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중에서

[북데일리] <세 PD의 미식 기행, 여수>(민음사. 2014)는 세 명의 PD가 들려주는 여수의 맛 이야기다. 여수의 대표음식을 아주 맛있게 소개하며 음식 재료에 대한 재미있는 이야기도 곁들였다. 다음은 산란을 하기 위해 먼 여정을 떠나는 민물장어의 이야기다.

 ‘민물장어는 아직도 신비에 싸인 물고기다. 장어는 연어와 비슷한 회귀성 어류인데, 그 양태는 정반대다. 연어는 바다에서 성숙한 뒤 알을 낳기 위해 자신이 태어나 모천으로 돌아간다. 반면 민물장어는 바다에서 부화한 후 아주 어린 새끼일 때 어미가 살던 강을 찾아 올라온다.

 연어는 알을 낳고 정액을 뿌리고 모천에서 죽지만, 민물장어는 강에서 성어가 된 뒤 산란을 하려고 먼 바다로 나간다. 일본 어류학자들은 민물장어가 어디에서 번식을 하는지 알기 위해 강을 떠나는 장어의 몸에 GPS 추적 장치를 달았다.

장어는 무려 3000킬로미터를 헤엄쳐 갔다. 장어 떼가 도착한 곳은 마리아나 제도 서쪽 마리아나해구 지역. 이곳이 장어들의 번식지였다. 수심 200미터 바다 속에서 암컷과 수컷 장어가 알을 낳고 정액을 뿌린 두시 죽는다. 여기서 부화한 유생은 다시 3000킬로미터를 헤엄쳐 간다. 얼마나 드라마틱한 인생인가?

 긴 여정 동안 유생은 새끼손가락 끝마디만큼 자란다. 강어귀에 도달한 녀석은 변태(變態)를 거쳐 실뱀장어가 되는데, 잡아서 손바닥에 얹으면 햇살에 유리처럼 반짝인다. 그 모습이 아름다워 영어권에서는 glass eel이라고도 부른다.’ (69~70쪽, 일부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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