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의 지식] '미스킴 라일락'의 비애
[책속의 지식] '미스킴 라일락'의 비애
  • 장맹순 시민기자
  • 승인 2014.07.03 16: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종자 세계를 지배하다>중에서

[북데일리] <종자 세계를 지배하다>(시대의창.2014)는 다국적 기업들이 종자를 둘러싼 치열한 전쟁을 벌이고 있음을 소개한다. 책에는 인류의 먹을거리인 종자 외에도 식물자원에도 손길을 뻗쳐 무차별적으로 수집해간 사실을 들려준다. 그 중 오래전부터 우리 토종 식물을 수집해간 사례들이 있어 충격적이다.
 

우리나라의 유전자원은 국내에서 그 가치에 대한 인식이 형성되기 오래전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서 상당히 많이 유출되었다. 영국과 프랑스의 탐사대가 한반도 근처 섬에서 식물을 수집하기 시작한 것이 19세기부터다. 또 영국의 식물 수집가 어니스트 윌슨Ernest Wilson(1876~1930)은 1914년 우리나라에서 자생식물의 종자를 수집하여 가져갔다.

일제강점기였던 1920년대 도쿄대학의 나카이 다케노신(1882~1952) 교수는 조선총독부에서 2개 중대 병력을 지원받아 가면서 한반도 전역의 식물 유전자원을 수집하여 일본으로 가졌다. 소련의 식물학자 슈바킨바키도 1930년대 한반도의 해안일대를 돌며 자생식물을 채집해 갔다고 한다.

이 밖에도 외국인들의  우리 토종 식물채집은 꾸준히 이어졌고, 불과 30년 전인 1984년부터 1989년까지 5년 동안에도 배리 잉거Berry R. Yinger)를 비롯한 미국 수목원 관계자들이 세 차례에 걸쳐 한반도 전역의 희귀한 식물을 채집해 갔다.
 
 콩 종자처럼 유출된 우리나라의 유전자자원은 수집해간 나라에서 품종 개발해 이용되는 한편 일부는 국내로 역수입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로 북한산 정향나무를 소재로 미국에서 개량된 미스킴 라일락과, 크리스마스트리로 인기리에 판매되는 구상나무가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이들 품종에 대해서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못할 뿐 아니라,도리어 특허사용료(로열티)를 내면서 수입하고 있다. 이미 그들의 손에 개량되어서, 특허 등록되어 있기 때문이다.(182쪽,183쪽).  <장맹순 시민기자>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