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관 속으로 과학여행
소화기관 속으로 과학여행
  • 이수진 시민기자
  • 승인 2014.05.14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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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 균, 똥'의 재발견...과학 수작

[북데일리] [추천] ‘인체에 관해 모두가 쉬쉬하던 금기와 비화를 담은 이 책은 그야말로 자이 뒤틀릴 정도로 재미있다. 이 책을 꼭꼭 씹어서 흡수하고 나면 먹는다는 것의 진짜 의미를 되새길 수밖에 없다. 지적흥미와 과학의 이로움까지 갖춘 수작이다.’ -<하리하라의 생물학 카페>저자 이은희

<꿀꺽, 한 입의 과학>(메리로치.을유문화사.2014)은 인체의 숨겨진 소화기관 이야기를 흥미롭게 펼친 과학서이다. 저자는 복잡한 과학이론을 일반 독자들이 납득하기 쉬운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책은 코에서 장내가스까지 다루며 몸속에서 이루어지는 음식물의 섭취와 분해, 섭취와 배설에 대해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그 중에서 무섭고, 더럽고, 착한 침 이야기가 흥미롭다.

‘흔히 사람들은 설탕이 충치의 주범이라고 알고 있지만 이것은 헛소문이다. 그저 박테리아도 사람처럼 단 것을 좋아할 뿐이다. 박테리아가 설탕을 먹고 분해해서 배설하는데 이것이 산성을 띤다. 박테리아가 설탕을 먹고 배설한 산성 물질이 이빨을 썩게 하는 것이다. 이때 침이 나와 산을 희석해서 입안의 ph를 정상으로 회복시키는 역할을 한다.-106쪽

신생아는 왜 보호해야 할 이빨이 없는데도 항상 침을 줄줄 흘리는 이유도 명쾌하다. 그것은 댐 역할을 하는 이빨이 없기 때문이다. 즉, 앞니가 방벽 역할을 해서 침이 흘러내리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이다. 그리고 다른 이유는 지방이 풍부한 우유를 먹기 때문에 지방을 분해하는 효소인 리파아제가 많기 때문에 침이 많은 것이다. 아기가 우유 말고 다른 음식도 먹게 되면 침에 들어 있는 리파아제의 양도 점차 줄어든다-106쪽.

소화효소는 인체의 소화기관에만 쓰이는게 아니다. 세제로 쓴다는 기발한 생각을 화학자이자인 오토 룀이다. 그는 1913년 가축의 췌장에서 소화 효소를 추출해 애벌빨래에 사용하는 실험을 한 후 세탁용 세제용품을 개발했다. 동물의 소화관에서 효소를 추출하는 작업은 비싸고 손이 많이 가기 때문에 박테리아의 프로테아제가 사용되었다.

요즘 사람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또는 다이어트나 건강을 위해 식사를 거르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도 음식을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유동식 대신 덩어리로 된 음식을 먹는다. 그것은 유동식이 씹고 뜯고 밀고 당기는 짜릿한 기쁨을 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미국 군대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화가 흥미롭다.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투시량은 모두 잘게 으깬 고기 통조림이었다. 통조림은 기계로 포장하기 쉽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병사들은 유동식을 싫어했다. ‘굶어 죽기 싫어서 이 꿀꿀이죽을 억지로 먹을 뿐이다’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걸 먹지 않고 바닥에 그대로 쏟아버린 양도 엄청났다고 한다.-138쪽

이 책은 말랑말랑하게 읽혀 과학에 관심없는 사람도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 인체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일화들이 소개되어 있어 책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죄수들이 항문에 밀수품을 반입하는 이야기, 너무 많이 먹어 사망한 사람 이야기, 엘비스프레슬 리가 변비로 사망했다는 이야기 등등. 재미있게 읽으면서 저절로 과학지식도 쌓을 수 있다. <이수진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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