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이야기를 새롭게 단장한 동화
옛이야기를 새롭게 단장한 동화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6.25 1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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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자의『서울 방귀쟁이 시골 방귀쟁이』

 

 [북데일리] <서울 방귀쟁이 시골 방귀쟁이>(2013. 별숲)는 아이들과 함께 읽으면 반가울 책이다. 한 번쯤 들었던 우리 옛이야기 5편을 들려준다. 잊고 있었던 옛이야기를 새롭게 단장한 책이다.

 표제작 <서울 방귀쟁이 시골 방귀쟁이>는 방귀를 잘 뀌는 서울 방귀쟁이와 시골 방귀쟁이가 서로 대결하는 이야기다. 방귀 한 방에 집이 무너지고 절구통이 하늘을 날아다닌다. 방귀쟁이 며느리가 시집에서 방귀를 참느라 고생하다 결국 방귀를 뀌고 마는 이야기를 떠올린다.

  <한뼘이의 호랑이 사냥>은 엄지공주처럼 작은 한뼘이가 주인공이다. 한뼘이는 작은 아이지만 용기는 남다르다. 사람들을 괴롭히는 호랑이를 직접 잡겠다고 산으로 간다. 호랑이 무리와 만난 한뼘이는 무서워하기는커녕 호기롭게 호랑이를 잡으러 왔다고 말한다. 대왕 호랑이가 한뼘이를 삼켜버리자 한뼘이는 호랑이 뱃속에서 창자를 싹둑싹둑 베어버렸다. 대왕 호랑이는 결국 죽고 만다는 이야기다. 한뼘이의 용기가 대단하다. 한뼘이를 통해 나와 다른 모습의 친구나 사람들에 대해 아이와 이야기를 함께 나눠도 좋다.

  <논두렁으로 종가래를 끌고 가는 자는>이야기는 특히 인상적이다. 딸을 셋 둔 대감은 큰사위와 둘째사위는 학식이 높은 집안출신이지만 막내는 시골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이다. 대감의 생일에 모인 딸과 사위들은 글을 못 읽는 막내 사위를 놀리고 망신을 준다. 속이 상한 막내딸은 다음 해 아버지의 생일에 남편이 함께 가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막내 사위는 잔치에 참석해 형님들에게 이런 문제를 낸다.

 “동그란 논에 논두렁으로 종가래를 끌고 가는 자(者, 사람)가 어떤 자(者)입니까?” “유식한 분들이 그 자를 모르십니까? 그 자는 바로 논임자입니다.”

 “참깨밭 가장자리에 우뚝우뚝 선 자(子, 열매)는 무슨 자(子)입니까?” “참깨밭 가장자리에 우뚝우뚝 선 자는 바로 피마자입니다.” (본문 중에서)

 유쾌하면서 속이 훈려한 답이다. 이 이야기는 무척 많은 것을 담고 있다. 하나의 잣대로 기준을 삼아서는 안 되며, 모든 사람은 귀하며, 저마다 하는 일은 모두 가치가 있다는 걸 알려주는 것이다. 더불어 공부 외에 아이들이 꿈꾸는 일이나, 재능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깨닫게 한다.

 이야기를 묘사한 생동감 넘치는 그림은 재미를 더해준다.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불러오고 아이들에게는 재미와 교훈을 주는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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