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병원의 짝짓기 패턴
흥미로운 병원의 짝짓기 패턴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3.28 16: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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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의 지식]<사랑은 어디로 가는가>중에서

[북데일리] <사랑은 어디로 가는가> (은행나무. 2013)는 남녀나 부부관계, 커플이나 싱글 사이의 원만한 관계 맺기를 돕는 책이다. 저자 에카르트 폰 히르슈하우젠은 의학박사인 동시에, 작가, 코미디언, 무대 공연가, 웃음트레이너로 활동 중이다.

병원은 끊임없이 이어지는 초과근무와 야근 때문에 의사나 간호사, 기타 병원 종사자들은 사실상 ‘정상적인’ 방식으로 사람을 사귈 기회가 없다. 해서 내부에서 자체적으로, 자기들끼리 서로 연애하고 결혼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이때 작용하는 병원에서의 ‘결혼시장의 황금률’이 흥미롭다.

1. 남자 의사는 여자 의사와 맺어지는 경우가 드물다. 같은 눈높이의 상대는 대개 남자들에게 너무 버겁다. 출세욕이 강한 남자들이 이 결합을 선호하고, 나머지는 수간호사나 물리치료사를 선택한다.

2. 반면에 여자 의사가 실제로 남자 간호사와 결혼하는 경우는 없다. 여자들은 전통적으로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남성에게 관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남자 간호사들은 전통적으로 여자들한테 관심이 없다.

3. 여자 간호조무사도 남자 간호조무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병원 수위도 좋아하지 않는다. 여자들은 대개 자신보다 더 나은 상대를 원하기 때문에, 여자 간호조무사는 원무과장과 맺어진다.

4. 이러한 패턴에서는 두 집단이 남게 된다. 멍청한 남자들과 영리한 여자들이다.
영리한 여성은 다른 영리한 여성과 짝을 이루거나, 아니면 두 여자가 괜찮은 남자 하나를 공유하는 ‘더블라이프’ 전략이 있다.

5. 독일 최대의 더블라이프 사례로는 폭스바겐 회장 페르디난트 피에히를 꼽을 수 있다. 남자 하나에 여자 넷, 자녀 열둘. 여성에게 적대적이라는 이유로 금지된 일부다처제다. 하지만 돈과 권력이 있는 남자 한 명이 여자 네 명과 짝을 맺는다면 반대급부로 별 볼 일 없는 가난뱅이 남자 셋이 낙오될 수밖에 없다. 그러므로 일부다처제는 본질적으로 남성에 적대적인 방식이다.

6. 결혼시장의 분배다툼은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많은 갈등에 원인을 제공한다. 사회적 상승에 대한 희망도, 여자를 얻을 가능성도 없는 남자는 공격적으로 되어 손쉽게 폭력집단의 노리개로 전락한다. 400년 전 독일도 비슷하여, ‘30년 전쟁’ 무렵에는 자식을 많이 낳았다. 첫째 아들은 집을 물려받고, 둘째 아들은 교회로 가고, 셋째는 군대로 갔다. 하지만 자식이 한 명밖에 없다면 어떻게 할까? 평화가 찾아온다. 유럽에 오랜 세월 평화가 유지되는 이유는 정치가 성공적이어서가 아니라 피임약의 승리라고 보아야 한다. (p79~p83)

누군가에겐 다소 불편한 이야기 일 수도 있지만, 비단 병원만이 아니라 다른 직업군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일반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일부다처제는 여성이 아닌 남성에게 적대적이라는 저자의 시각이 특히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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