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한 아이 키우며 참 부모 되기
입양한 아이 키우며 참 부모 되기
  • 정미경 기자
  • 승인 2013.03.06 09: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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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을 길러낸 평범한 부부 이야기

[북데일리] “처음부터 다정하고 따뜻한 엄마가 되긴 어렵습니다. 엄마가 되는 데에도 공부가 필요한 이유이지요. 이 책의 저자는 가슴으로 낳은 두 아이를 키우며 자신의 부족함과 상처까지도 고스란히 세상에 드러냅니다. 자신을 살피고 되돌아볼 줄 아는 용감한 엄마여서 참 고마웠습니다.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같은 과정을 겪으며 진짜 엄마로 재탄생하는 게 아닐까요? 모성의 비밀을 깨우쳐가며 아이와 함께 날마다 자라는 모든 엄마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엄마학교>의 저자 서형숙 추천사

<가족의 탄생> (북하우스. 2013)은 한 평범한 부부가 입양을 통해 두 아이와 ‘완전한 가족’으로 재 탄생하기까지 5년간의 과정을 보여주는 기록이다. 입양 과정에서 부딪치는 많은 어려움과 현실을 제대로 알 수 있게 써내려가고 있어, 입양에 대한 편견과 고정관념을 깰 수 있다.

생후 한 달 된 아들 ‘주하’를 입양해 키우며 행복감을 맛보던 부부는 2년 후 다섯 살 여자아이 ‘미루’를 만난다. ‘어떤 아이일까? 어떤 느낌일까? 우리를 누구라고 소개하면 좋을까?’ 보육원에서 가슴 두근거리며 아이를 기다리는 순간. 하지만 미루의 첫 인상은 ‘다섯 살이라고는 믿기지 않는 작은 체구의 초라한 여자아이’, ‘키도 몸집도 그러했지만 그 존재감이 너무 작아서 눈 씻고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열 번을 보고 스무 번을 봐도 눈에 잡히지 않을 그런 작고 초라한 아이’였다. 저자는 말할 수 없는 실망감을 느꼈고, 그런 자신의 모습에 또 다시 깊은 충격과 혼란에 빠진다.

“모든 기대를 내려놓자는 말을 남편에게 건넨 사람은 나인데, 아무것도 바라지 말고 그저 우리를 필요로 하는 한 아이에게 부모가 되어주자고 말하던 사람이 바로 나인데.... 난 정말 뭘 기대하고 여기까지 온 걸까? 갑자기 부끄러움에 얼굴이 확 달아오르며 내 자신이 얼마나 무지했던가를 그때서야 깨달았다.” (p107)

미루와 순탄치 만은 않았던 1년간의 만남을 이어가고, 결국 한 가족이 된다. 그러나 식구가 된 후에도 ‘자신의 욕구에 충실’한 미루의 모습에 저자는 당황하고 혼란에 빠진다. 시시 때때로 두려움과 내면의 갈등을 겪고 좌절감에 시달리기도 한다. 하지만, 엄마라는 존재는 무엇인지 끊임없이 고민하면서 진정한 가족으로서 자리를 잡기까지 아이를 향한 사랑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저자는 청소년기에 부모의 갈등으로 위기감을 느끼며 성장했던 자신의 상처를 마주하며, 치유해 나가기도 한다.

불임은 아니었지만, 엄마가 필요한 아이들에게 가족이 되어주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가족 만들기에 나선 젊은 부부. 기존의 고정관념으로는 선뜻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이었다. 책이 감정과잉으로 치닫지 않은 덕분에, 입양은 특별한 부부들이나 하는 신파거나 선행이라는 편견을 깰 수도 있고, 그들의 양육방식도 일반 가정과 똑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더불어, 입양의 모든 과정과 부모와 아이의 적응기간 동안 부딪치게 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자세히 알 수 있다. ‘입양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용기를, 입양으로 인해 힘든 과정을 겪는 이들에게는 위로와 희망을, 그리고 책을 읽는 이들에게는 훈훈한 감동을’ 전한다. 앞으로도 그들 가족이 좌충우돌 속에서 잘 성장하기를.

저자는 부모를 만나지 못한 아이들은 18세가 되면 ‘단돈 300~500만 원을 받아들고 세상으로 나와 철저히 혼자 살아가야 하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전하면서, 홀로 크는 아이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기를 권한다.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평범한 주부로 살았던 저자는입양을 계기로 입양 심리상담 전문가가 되었고, 심리상담을 전공한 다른 입양 가족과 함께 ‘입양가족상담센터’를 오픈했다. 또한 퇴소 청소년들을 위한 구체적인 지원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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