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생명의 소중함을 외치다
김선우 생명의 소중함을 외치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2.22 10: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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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에 반대하는 작가의 목소리

[북데일리] 유려한 글로 잘 알려진 시인이자 소설가인 김선우의 세 번째 장편소설 <물의 연인들>(2012. 믿음사)는 생명과 사랑에 대한 소설이다. 소설은 와이강을 배경으로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주인공 유경은 폭력을 일삼던 남편을 죽이고 복역 중에 자살한 엄마의 유해를 엄마의 고향인 ‘와이강’에 뿌리고 스톡홀름으로 향한다. 그곳에서 와이강에서 발견된 입양인 남자를 만나 함께 한국으로 돌아온다. 그들은 와이강을 바라보며 미래를 약속한다. 그러나 그가 사고로 죽자 충격으로 유경은 그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 뒤로 유경의 무의미한 삶으로 흐른다.

 유경이 7년 만에 와이강을 찾은 건 한 통의 편지 때문이다. 와이강에 버려져 그곳의 당골네가 손녀 수린과 함께 자란 해울의 편지였다. 편지엔 와이강의 물과 자신을 도와달라는 의문을 내용이 있었다.

 유경에게 와이강은 엄마와 그를 떠올리는 소중하면서도 아픈 곳이다. 하지만 다시 찾은 그곳은 정부 정책으로 허물어지고 있었다. 강이 파괴되면서 몸이 굳어가는 수린을 위해 해울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해울은 공사를 중단을 온몸으로 막고 있었다. 지숙, 그, 수린, 해울에게 와이강은 생명이었고 유경에겐 멈추었던 삶을 흐르게 할 유일한 곳이다.

 ‘나는 괜찮아요. 아주 오래 살아도 좋았겠지만 아니어도 상관없어. 강이 흐르는 이유가 뭔지 알아요. 선생님? 와이강이 오빠랑 내게 늘 들려주던 얘기인데요. 어제보다 오늘을 더,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랑하기 때문에 강은 흐르는 거예요.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마찬가지겠죠. 어제보다 오늘을 조금이라도 더 사랑하지 않으면 흐를 필요가 없어요. 어제에 멈춰 서 버리면 그만이니까. 그건 죽은 거나 마찬가지잖아요. 거기까지 말을 마친 수린이 힘이 드는지 가만히 숨을 내쉰다. 희미한 단내가 풍기는 수린의 숨소리가 물소리처럼 흐른다…… 라고 유경은 느낀다. 응, 죽은 거나 마찬가지로 살았어. 이제는 안 그럴게. 어제보다 오늘 더, 조금이라도 더 많이 사랑할게. 그렇게 흘러갈게. 그게 사는 거니까.’ 257쪽

 소설은 단순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와이강이라는 이름의 자연을 우리가 함께 지켜지고 지속적으로 보존해야 한다는 메시지다. 그러므로 김선우가 말하는 사랑은 우리가 살아가는 동안 필요한 가장 근본적인 사랑이다. 나 스스로에 대한 사랑, 너에 대한 사랑, 생명에 대한 사랑, 인간에 대한 사랑, 물에 대한 사랑 말이다. 감각적인 언어로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외치는 간절함이 담겨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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