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맨 이병진 '사랑은 라면이다'
개그맨 이병진 '사랑은 라면이다'
  • cactus 시민기자
  • 승인 2013.02.18 07: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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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포토 에세이 펴내...'느리게 사는 법'

 [북데일리] ‘사랑은 라면과도 같습니다. 누가 어떻게 끓이느냐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입니다. 물, 면, 스프, 파와 달걀. 이 별거 없는 몇 가지 재료를 가지고도 누군가는 기가 막힌 국물과 쫀득한 면발을 만들어냅니다. 잠깐 딴생각을 하거나 정성을 조금만 덜 들여도 그 라면은 퉁퉁 불어서 맛이 없거나 졸아서 짭니다. 사랑 또한 이와 같아서 자꾸 연습하고 노력하고 정성을 들일수록 맛있고 뜨겁습니다.’ 8쪽

 이병진, 강지은 부부의 포토 에세이 <내게 가장 쉬운 일은 당신을 사랑하는 일>(RHK. 2013)에 나오는 글이다. 책은 이처럼 이병진과 그의 아내가 들려주는 사랑과 일상에 관한 이야기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며 느끼고 배우는 것들 말이다. 개그맨이자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기에 생동감 넘치는 사진이 함께 담겼다.

 ‘생각해보면,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서로를 본 순간 동시에 사랑에 빠지고, 같은 시기에 같은 정도로 사랑을 한다면, 그렇다면 사랑은 얼마나 재미없을까요. 먼저 사랑에 빠진 남자가 기다려주고, 기다려준 남자가 고맙고 미안한 여자는 더 열심히 사랑하게 되고, 그런 여자가 또 사랑스럽고 고마워 남자는 더더더더 열심히 사랑하게 되고……. 그런 시간이 쌓이고 쌓여 서로에 대한 애정과 신뢰가 더욱 깊어지는 것 아닐까요.’ 34쪽

 아이를 임신 중이거나 어린 아이를 키우고 있는 이들이라면 아주 반가운 이야기가 많다. 그러니까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고 키우는 일이 거대한 우주를 알아가는 과정, 그 이상의 경이로운 세계와 마주한다는 걸 함께 깨닫는 것이다. 무엇이든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지만 부모가 된다는 건 정말 예측할 수 없다. 어린 딸이 잠든 모습을 보며 아이가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도하면서 자신들의 부모님을 떠올린다. 누구라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부분이다.

 ‘아이는 낳으면 거져 크는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 역시 거져 큰 줄 알았습니다. 철없던 시절엔 낳기만 했지, 해준 게 뭐 있냐며 마음 속으로 말도 안 되는 생떼를 쓰기도 했습니다. 자면서도 자식 생각, 먹으면서도 자식 생각뿐인 그 마음을, 깨고 나면 그만인 꿈속일지라도 자식이 울지 말고 웃길 바라는 그 마음을, 자식을 위해서라면 마지막 들숨과 날숨, 남은 피 한 방울까지 찰나의 망설임 없이 모두 내주고도 아깝다 하지 않을 그 마음을, 예음이를 키우면서야 비로소 하나씩, 하나씩 깨달아가고 있습니다. 자식을 낳아야 어른이 된다는 그 말 또한, 이제야 비로소 알 것 같습니다.’ 217쪽

 서로를 존중하며 사랑하는 모습이 글과 사진을 통해 고스란히 전해진다. 사랑하는 이들을 담으며 그가 얼마나 행복했을지 느껴진다. 가정과 생명에 대한 존귀함을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다.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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