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키우는 영어독서, 이것만은 금물
실력키우는 영어독서, 이것만은 금물
  • 이광진 기자
  • 승인 2013.02.14 11: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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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준에 맞지 않은 베스트셀러 고집은 오히려 독

# 사례1 초등학교 5학년 아들을 둔 A씨. 평소에 영어학원에 보내며 영어실력이 몰라보게 향상된 아들을 뒷바라지 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어느 날 영어독서가 영어실력 향상에 크게 도움이 된다는 소식을 듣고 아들에게 영어독서를 시키기로 한다. 영어책을 고르러 서점에 들른 A씨는 한때 어린이들 사이에서 베스트셀러에다 영화로도 유명한 ‘해리포터’ 시리즈를 몽땅 다 사온다. 그런데 정작 해리포터 책 몇 페이지를 읽어본 아들은 너무 어렵다며 독서를 기피한다. 모르는 단어가 너무 많다는 것이다. 이에 A씨는 영어사전을 찾아보며 책을 읽어보라고 채근하기에 이른다.

#사례2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B씨. 영어독서를 좋아하는 딸과 요즘 영어책 종류를 두고 실랑이 중이다. 딸이 유능한 의사가 되길 바라는 B씨는 생물학이나 의학 관련 영어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나 딸은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같은 환타지 영어소설 읽기를 좋아한다. 말려도 소용이 없다. 어려서부터 쉬운 의학서적부터 영어로 읽어둬야 나중에 의학을 공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B씨와 딸의 싸움은 그칠 줄 모른다.

최근 몇 년간 영어독서 시장이 큰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부산시립 영어도서관이 처음 문을 연 이후 전국적으로 공·사립 영어도서관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관련업계 추산으로 전국적으로 운영중인 영어도서관은 약 200개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향후 더욱 많은 영어도서관이 문을 열 것으로 보인다. 영어회화가 중요시되던 과거의 영어시장에 비하면 영어도서관을 중심으로 영어시장의 트렌드가 영어독서 쪽으로 급속히 기울고 있는 것이다.

대표적 영어독서지수인 렉사일지수(The Lexile Framework for Reading)를 영어독자들에게 보급하고 있는 미국의 메타메트릭스사(MetaMetrics) 한국지사 윤진 대표는 “외국을 만나면 영어 한 마디 못한다는 핀잔을 들을 정도로 영어 공포증을 느꼈던 우리나라 사람들이 과거에 영어회화에 몰두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며, “이제는 영어회화가 다양한 정보도 함께 전달해야 하고 영어책으로부터 풍부한 화젯거리를 찾고 영어권 문화를 익힐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영어독서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영어교육 전문가들은 학부모들이 영어독서를 통해 영어실력을 향상시키는 데 반드시 주의해야 할 점 2가지를 조언한다. A씨처럼 자녀의 수준에 맞지 않는 책과 B씨처럼 흥미 없는 분야의 책을 억지로 읽히려 해선 안 된다고 조언한다. 메타메트릭사의 공동 창업자이며 대표인 멜버트 스미스 박사는 아무리 좋은 영어책도 수준과 흥미에 맞지 않으면 자녀가 자칫 영어독서를 멀리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한다.

스미스 박사는 “영어책이 너무 어려우면 책 읽는 재미를 잃기 쉽고 너무 쉬우면 영어실력 향상을기대하기 어렵다”며, “또한 영어책을 적성과 흥미에 맞춰 읽히지 않으면 자녀가 영어독서를 포기할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그는 “학부모는 두 가지를 잘 살펴서 영어책을 읽히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며 가장 중요한 것은 영어독서를 부모가 먼저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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