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생시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파생시장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캠피스
  • 승인 2010.08.19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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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리치]파생상품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그 존재가 급부상하게 된 계기는 2008년도 금융위기 때다.

당시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들이 파생투자의 손실을 견디지 못하고 쓰러지고 전세계가 패닉의 공포에 빠지면서 그에 대한 관심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파생상품을 편입했던 많은 펀드들이 추풍낙엽처럼 나락으로 떨어졌던 시기도 바로 이 때다. 그토록 위험하다는 파생상품에 미국의 투자은행들은 왜 손을 댄 것일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생상품이 여전히 시장에서 건재(健在)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일반인들이 잘 모르고 있거나 오해하고 있는 파생상품과 관련된 이야기는 상당하지만 막연히 위험하다는 소문과 함께 소위 옵션 대박 만을 쫒는 일부의 그릇된 투자 행태 때문에 그것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은 상당히 왜곡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파생상품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광범위한 분야에 걸쳐 거래되고 있다. 현대에 와서는 금융공학이라는 이름으로 IT기술과 결합된 복잡한 금융상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ELS 또한 파생상품의 한 분야이다. 상품, 원자재, 통화시장은 물론 채권, 주식시장에 이르기까지 파생상품의 종류는 다양하다.

때문에 파생 상품에 대한 지식과 이해 없이 투자에 나선다는 것은 시장을 움직이는 중요한 축을 빼먹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봐야 한다. 비록 투자에 직접 뛰어들지는 않더라도 그에 대한 충분한 검토는 투자 감각을 키우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파생시장의 기본 윈리는 제로섬(Zero-sum)에서 출발한다. 다시 말해 잃는 사람이 있어야 따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라고 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나 그것은 다른 개념이다.

예를 들어 A라는 주식이 상한가를 가게 되면 그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모두 수익을 얻게 될 것이다. 하지만 파생상품은 내가 이기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대방의 손실이 담보되어야 하는 양방향 구조라는 차이점이 있다. 이익 구조가 승자독식(勝者獨食)이다 보니 주식처럼 다양한 정보나 기법들이 쉽사리 유통될 리가 없다. 이익을 얻기 위한 역(逆)정보가 난무하기도 하고 거래 방식은 베일에 가려져 있을 수 밖에 없으며 혹여 한 방향으로 쏠림 현상이 나오면 그것을 먹잇감으로 여기는 반대 세력이 등장하는 일도 다반사이다. 누가 아군인지 적군인지도 모르는 상황에 자신을 노출시키면서까지 양질의 정보와 이론을 제공하는 주체가 있을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을 해서는 곤란하다.

실제 방송이나 책자를 보면 파생상품에 대한 이론과 전략을 단순히 수박 겉핡기 식으로 전달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결국 오랜 경험자가 허심탄회하게 털어놓기 전까지는 그것에 대한 진실한 정보를 얻기는 여럽다는 이야기다.

파생 시장은 인간이 가진 밑바닥의 본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시장이며 과거의 승리가 미래의 승리를 보장해 주지도 않는다. 하지만 추세에 대한 뚝심과 냉정함을 잃지 않았을 경우에 시장이 돌려주는 보상은 그 어떤 것보다도 대단하다.

우리나라의 파생시장 규모는 세계적인 수준을 자랑한다. 현재는 정규거래 시장과 함께 야간 선물시장이 운영 중이며 조만간 야간 옵션시장도 함께 운영된다고 하니 1999년도 파생시장에 처음 입문했던 필자의 과거 경험과 비교해도 지금의 발전은 비약적이다.

방향성과 변동성이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아야 하는 파생시장에서 전체적인 장세 판단과 베팅 능력, 화려한 스킬(skill)과 치밀한 전략은 성공을 이끄는 필수적인 요소이나 가장 중요한 것은 꿈틀대는 시장의 등에 올라타서 견뎌낼 수 있는 인내심과 심리적인 동요가 없는 냉철함이다.

요즘은 여러 교육매체를 통해서 파생상품에 대한 지식들이 전수되고 시장 인프라도 확대 되었지만 마음 자세까지 교육으로 해결할 수는 없다. 모두가 위험하다고만 알고 있는 파생시장을 통해서 세계 유수의 투자은행들이 떼돈을 벌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유명한 국내외 투자자들도 겉으로는 파생상품의 위험성을 알리는데 애쓰는 것 같지만 그들의 거래 이면에 파생이 큰 몫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진실이기도 하다.

첨단 금융기법의 정수(精髓)라는 찬사와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악마의 상품이라는 비난을 동시에 받는 파생상품에 대해서 잘못 알려진 진실들을 바로잡고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또한 파생시장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다양한 전략들, 그동안 간과했던 자산보호기능(hedge)을 살펴보고 실제 거래현장에서 일어났던 흥미로운 사건들을 접하면서 새로운 금융경험을 얻게 된다면 나름 유익한 시간들이 되리라 믿는다.

[아이엠리치(www.ImRICH.co.kr) 칼럼니스트/ 비앤아이에프엔 켐피스(kempis) http://blog.daum.net/kempis70 ]

화이트페이퍼, WHITEPA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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